차창 밖 풍경처럼 스쳐가는 추억… 연말연시 기차여행
입력 2010-12-01 18:40
연말연시와 겨울을 맞아 추억과 낭만의 기차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기차여행은 차창 밖으로 스쳐가는 호젓한 산골의 설경을 감상하는 재미가 듬뿍 묻어난다. 빙판길로 몸살을 앓는 도로를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되고 시계추처럼 정확하게 움직일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최근에는 특수 제작된 관광전용열차에서 가족, 동창, 직장 단위로 크리스마스와 송년회를 즐기는 상품도 출시되는 등 기차여행이 나날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송년회&별밤열차= 코레일관광개발이 3일부터 29일까지 선보이는 ‘송년회&별밤열차’는 서울역에서 양평 구둔역을 왕복하는 관광전용열차로 기차여행의 낭만과 추억은 물론 열차에서 색다른 송년회를 즐기는 것이 특징. 객실 7량, 이벤트실 1량, 카페실 1량으로 구성된 열차에서는 마술쇼, 풍선아트 공연,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이 펼치는 라이브콘서트 등을 즐길 수 있다. 깜짝 놀랄 만한 사랑을 고백하고 싶거나 사연을 적어 보내면 디스크자키가 방송도 해준다.
연인과 가족을 위한 송년회&별밤열차는 직장 모임 등을 위해 객차를 1량 단위로 예약할 수도 있다.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구둔역에는 먹거리 장터는 물론 소원 풍선 날리기, 환상의 밸리댄스, 고구마 굽기 등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되어 있다. 승객들은 크리스마스트리가 설치된 아담하고 정감있는 구둔역 앞마당에서 낭만이 가득한 밤의 정취도 맛볼 수 있다.
출발 일자는 3일, 4일, 10일, 11일, 17일, 18일과 20∼29일이다. 요금은 왕복열차비, 행사진행비, 와인&도시락, 이벤트비, 여행자보험을 포함해 5만7000원. 오후 6시30분에 서울역을 출발해 10시30분에 서울역으로 돌아온다(1544-7755).
◇경북관광테마열차= 경북도와 한국철도공사가 공동으로 지난해 12월에 첫선을 보인 경북관광테마열차는 무궁화호를 개조한 관광전문테마열차로 접근성이 열악한 경북북부 지역의 12개 시·군 17개 역을 하루 두 차례 순환 운행한다. 오전 열차를 이용할 경우 원하는 역에서 내려 관광지를 둘러본 후 다음 열차를 타고 동대구역으로 돌아올 수 있다. 오전 8시48분에 동대구역을 출발하는 테마열차는 구미, 김천, 상주, 점촌, 예천, 영주, 안동, 의성, 북영천 등을 거쳐 오후 2시38분에 동대구역으로 돌아온다. 오후 3시40분에 출발하는 테마열차는 역순으로 경북 내륙지역을 돌아 오후 9시19분에 동대구역에 도착한다.시·군 특산품 코너, 와인 카페칸, 이벤트칸으로 구성된 테마열차는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제공한다. 경북도는 25일 오전 10시부터 이벤트실에서 통기타와 전자기타로 연주하는 크리스마스 캐럴과 산타클로스 선물 전하기 등 ‘크리스마스 문화나눔’ 이벤트를 갖는다. 31일과 내년 1월 1일에는 신년맞이 작은 음악회와 가족대항 윷놀이, 가족 노래자랑 등 ‘새해맞이 문화나눔 이벤트’를 진행한다(053-939-6636).
◇기타 열차= ‘해랑’이라는 이름의 레일크루즈 관광열차는 한국판 ‘블루트레인’이다. 해와 더불어 금수강산을 둘러보는 열차라는 의미의 해랑은 크루즈 여행처럼 밤에는 이동하고 낮에는 기차에서 내려 관광을 하는 호텔식 관광열차다. 이벤트 객실인 포시즌은 DVD 영화관이자 노래방이고 24시간 운영되는 카페 선라이즈에서는 다과와 와인 등이 무제한 제공된다. 1박2일과 2박3일 코스가 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에는 1박2일 일정의 특별열차도 운행한다(1544-7786).
강릉∼동해∼삼척 구간을 달리는 3량짜리 바다열차는 특실1호차(가족석)와 특실2호차(연인석), 일반3호차(이벤트석)로 편성된 테마관광열차다. 강릉에서 삼척까지 58㎞를 달리는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20분. 소파처럼 안락한 의자는 대형 전망창을 통해 바다를 감상하도록 두 줄로 배열되어 있다. 바다열차에는 3개의 프로포즈룸도 있다. 2인석인 프로포즈룸은 고백을 하거나 청혼을 하는 이벤트 공간으로 승무원들이 사진을 찍어주고 와인을 선물하는 등 분위기를 한껏 띄운다. 바다열차는 강릉역에서 오전 10시20분, 오후 1시55분 등 두 차례 출발한다(033-573-5474).
글·사진=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