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메모] 루터가 어릴때 살았던 아이제나흐가 첫 방문지론 제격

입력 2010-12-01 17:33


루터를 따라 16세기로 거슬러 가는 길을 루프트한자(독일항공 070-7012-5092)가 매일 열어주고 있다. 2017년이 루터 개혁 500주년이고 보면 인천국제공항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까지 가는 12시간의 비행은 오히려 짧고 편안하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첫날을 보내고 들러야 할 곳은 독일 튀링겐 주의 아이제나흐다. 루터를 따라 가는 길에 처음 들러야 할 도시로 제격이다. 루터가 유년시절을 보낸 곳으로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바르트부르크 성을 품고 있으며,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의 생가가 있는 유서 깊은 곳이다. 특히 바르트부르크 성은 독일의 다른 성과는 다른 깊이를 보여준다. 재미있는 한국어 가이드를 만날 수 있기도 하다.

아이제나흐를 떠나 튀링겐 주의 주도 에르푸르트를 거쳐 아이슬레벤으로 가면 루터 시대의 지난했던 생활상을 만날 수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루터의 생가이자 사망한 곳에 세워진 박물관과 루터가 첫 세례를 받았던 성 베드로와 바울 교회, 마지막으로 설교한 성 안드레 교회, 개혁교인으로 첫 설교를 한 성 안나 교회에서 루터를 만날 수 있다.

시간에 쫓기지 않는다면 아이슬레벤에서 데사우를 거쳐도 좋다. 역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바우하우스와 뵐리츠 정원에서 여유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라이프치히에서도 루터와 바흐를 만날 수 있어 중간 여행지로 적합하다.

루터의 여정 속에서 당연히 들러야 할 곳은 비텐베르크다. ‘성(城) 교회’ 문에 새겨진 95개 반박문이 여행의 절정에 이르게 한다. 아내 카트리나 폰 보라와의 사랑이야기와 교수였던 그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6월엔 루터의 결혼 축제를, 10월 말엔 개혁 축제를 즐길 수도 있다.

마지막 여정은 드레스덴이다. ‘독일의 피렌체’라 불릴 만큼 아름답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으로 초토화된 도시를 원형 그대로 되살리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유럽 최고의 공연장인 젬퍼 오페라 하우스와 1711∼1722년 건립된 바로크 양식의 즈빙거 궁전, 유럽의 발코니로 불리는 엘베 강변 ‘브륄의 테라스’도 관광 포인트다. 드레스덴의 성 십자가교회는 독일에서의 마지막 루터 순례를 장식하기에 충분하다.

루터의 여정은 바흐의 여정과 많은 부분에서 겹치니 바흐 음악을 좋아하는 이에게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여행길이기도 하다. 일부에선 괴테와도 만난다(문의 독일관광청 02-773-6430).

전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