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작년 꼴찌서 일등으로’ 전북 장수의 기적

입력 2010-12-01 01:35

전북 장수는 지난해 초등 6학년 영어, 수학 과목의 기초 학력 미달자 비율이 가장 높았지만 올해에는 5개 과목 전부 미달자 ‘제로’를 기록했다. 전국 초등 6학년 평가에서 5개 과목 모두 기초 미달자가 0%를 기록한 것은 장수교육청이 유일하다,

장수군이 1년 만에 꼴찌에서 일등이 된 것은 집중교육과 소규모 학교 덕분이다. 장수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참담한 결과를 극복하기 위해 교사들이 열심히 학생을 가르쳤고, 교육청 역시 교사와 학생을 대대적으로 지원해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성적 향상 비결을 밝혔다. 이 지역은 학생 수가 학년당 10명 안팎인 학교가 많아 성적이 낮은 1∼2명만 집중 교육하면 성적을 단기간에 올릴 수 있다는 점도 성적 향상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장수지역은 8개 초등학교 6학년 204명이 응시했다.

장수교육청은 지난해 실시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는 초등 6학년 미달 학생 비율이 영어 7%, 수학 5.9%로 전국 최고치를 기록하는 수모를 겪었다. 당시 교육 당국은 장수 지역에 학원 등 사설 교육기관이나 과외가 없는 데다 학업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다문화 가정이 많은 것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또 장수지역 초등학생들이 고학년이 되면 인근 남원시로 옮겨가는 ‘학력의 공동화’ 현상이 벌어지는 것도 학력 저하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전북교육청은 학업성적이 떨어지는 학교를 ‘학력향상 중점학교’로 지정해 학교당 4000만∼1억원씩을 지원했다. 또 우수 전문 강사를 배치하고 학습 기자재를 보충하는 등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집중 투자했다.

이런 노력으로 장수는 사교육의 도움 없이도 불과 1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장수 지역 중3은 ‘보통 이상’ 학력비율이 국어의 경우 50%대를 기록했다. 특히 영어는 중3 ‘기초 미달’ 비율이 9.6%로 전국 꼴찌에서 두 번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의 성적 향상이 ‘반짝 상승’에 끝나지 않고 중학교까지 이어지려면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장수=김용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