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과제물이 인터넷에?…서울대생 보고서 장사 적발

입력 2010-12-01 04:04

서울대 재학생이 다른 학생의 과제물을 무더기로 인터넷에 올려 돈을 벌어온 사실이 드러났다. 학교 측은 곧바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서울대 공대에 재학 중인 주모씨는 지난 10월부터 ‘세계종교입문’ 수업의 수강생들이 인터넷 수업 게시판에 올린 보고서 350여개를 인터넷 사이트 ‘해피캠퍼스’에 등록하고 20여만원의 부당 이익을 얻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해피캠퍼스’는 온라인 과제물 거래 사이트로 학생들은 몇 백원에서 몇 천원의 돈을 내고 과제물을 내려받아 짜깁기 등에 이용한다,

사건이 알려진 것은 지난 28일 한 학생이 학생 커뮤니티에 문제를 제기하면서다. 이 학생은 “해피캠퍼스라는 사이트에서 해당 강의명과 교수 이름으로 검색하면 엄청난 양의 과제물이 나타나는데 한 사람이 올린 것으로 보인다”는 글을 남겼다. 이 글은 커뮤니티에 접속한 학생들을 통해 퍼졌고 피해 학생이 댓글을 달며 논란이 커졌다.

피해 학생은 “내 과제물이 세 개나 유출됐는데 지적재산권과 관련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느냐”며 “200명이 넘는 학우들의 과제물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한 만큼 악의적이고 영리 목적을 가진 것”이라고 비난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주씨는 이날 학생 커뮤니티에 “많은 분이 피해를 보셨기에 그냥 넘어갈 수 없을 줄 안다”며 “고개 숙여 사죄드리며 처분을 달게 받겠다”고 사과글을 올렸다.

서울대 교무처 관계자는 30일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상을 파악하고 징계 절차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