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외교문건 공개] 속속 드러나는 새 내용들… 만델라 “부시는 바르게 사고할 능력 없어”

입력 2010-11-30 22:22

위키리크스가 미국 국무부 외교 전문을 공개한 이후 세계 각국 언론은 자국과 관련된 내용을 속속 밝혀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은 29일(현지시간) 미 국무부가 영국 왕실과 관련된 각종 정보를 수집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영연방 사무국 고위 관계자가 런던 주재 미 대사관 관계자에게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찰스 왕세자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만큼 존경받지 못한다”는 발언 등을 소개했다.

또 남아공 일간 인디펜던트는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평가를 실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이라크에서 ‘미국이 자제하라’는 유엔의 요청을 당시 유엔 사무총장 코피 아난이 흑인이라서 부시 전 대통령이 무시한 걸로 판단했다. 그래서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바르게 사고할 능력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 외에 미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지원과 관련해 한국 정부에 총 5억 달러 규모의 재정 지원을 요청했던 것도 드러났다. 지난해 8월 주한 미 대사관이 보낸 전문은 “아프간 육군에 대한 재정 지원을 위해 5년간 매년 1억 달러를 지원할 것을 한국에 요청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걸프 지역의 미수교 아랍국들과 비밀리에 접촉해 왔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이스라엘 외무부 중동분과의 야코브 하다스 부국장은 지난해 3월 텔아비브 주재 미국 대사관 측과의 대화에서 이스라엘이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과 접촉해온 사실을 공개했다. 하다스 부국장은 걸프국들이 이스라엘과 접촉하는 이유는 시아파 국가인 이란에 대한 두려움과 미국 내 이스라엘인들의 영향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위키리크스가 미 국무부 외교 전문을 공개해 파문을 일으키면서 정보 유출 용의자인 미군 일병 브래들리 매닝(23)에 대한 기사가 잇따르고 있다. 컴퓨터 해커 출신인 매닝은 2007년 입대한 뒤 이라크 주둔 제10 산악사단 제2여단 소속 정보분석병으로 배치됐다. 하지만 같은 해 미군 헬기가 바그다드에서 민간인들에 총격하는 영상을 위키리크스에 제공한 혐의로 지난 5월 체포돼 현재 구금된 상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