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해 삼성전자 사장 보좌역 사표
입력 2010-12-01 01:44
최광해(54) 삼성전자 사장 보좌역이 사표를 제출했다. 최 보좌역은 구조조정본부 재무팀장과 전략기획실 부사장을 지냈다. 이로써 이학수 전 전략기획실장과 김인주 전 전략기획실 사장이 최근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카드의 고문으로 각각 자리를 옮긴 이후 삼성의 대표적 재무통 3인방이 완전히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거나 퇴진했다.
삼성 관계자는 30일 “최 보좌역이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최 보좌역은 삼성 특검 조사 이후인 2008년 7월부터 삼성전자 보좌역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다. 최 보좌역은 이학수 고문이 사면과 함께 전략기획실장으로 복귀할 경우 함께 경영일선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오히려 두 사람이 더 한직으로 비켜나자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삼성은 지난달 19일 그룹조직의 부활을 공식화하면서 사실상 옛 전략기획실 기능을 되살렸으나 오랫동안 전략기획실을 이끌었던 이 고문 대신 김순택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새 그룹 조직의 지휘권을 맡겼다. 이인용 삼성커뮤니케이션팀장은 당시 이·김 두 고문의 보직변경 배경을 설명하면서 이례적으로 ‘문책성 인사’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는 이건희 회장의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팀장은 또 예전 전략기획실의 일부 팀장급에 대한 교체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최 보좌역의 퇴진이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 보좌역이 이 같은 문책성 인사에 반발해 사표를 던진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보좌역으로 옮긴 것은 사실상 퇴직임원 프로그램이 적용된 것”이라며 “인사권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최보좌역이 용단을 내린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최 보좌역의 퇴진으로 이달 중 예정된 삼성 그룹의 임원 인사 폭이 한층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이름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룹 조직에는 재무통 대신 기획통이 대거 기용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전석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