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家 ‘딸들의 전쟁’… 이번엔 삼성이 이겼다

입력 2010-11-30 18:35

삼성-롯데 인천공항 면세점에 ‘루이비통’ 유치전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내년 인천국제공항 신라면세점에 들어선다. 면세점 시장을 둘러싼 ‘삼성-롯데가(家) 딸들의 전쟁’에서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가 신영자 롯데면세점 사장에게 이긴 셈이다. 이 전무와 신 사장은 루이비통 매장을 인천공항 면세점에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쟁탈전을 벌여왔다.

삼성그룹 계열사 호텔신라는 루이비통 모에헤네시(LVMH)와 인천공항 신라면세점 입점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운영키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루이비통은 지금까지 명품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세계 어느 공항 면세점에도 매장을 열지 않았다.

루이비통의 인천공항 신라면세점 입점은 지난 4월 LVMH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인천공항 쇼핑시설인 에어스타 애비뉴를 둘러본 뒤 결심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 전무는 아르노 회장을 만나기 위해 직접 인천공항으로 찾아갈 만큼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신 사장 또한 아르노 회장을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으로 안내하며 유치에 공을 들였었다.

루이비통 공항 면세점은 면세지역 중앙부 500㎡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신라면세점과 인천공항공사는 루이비통 입점이 2015년 인천공항 환승객 1000만명 유치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면세점 시장은 롯데면세점이 지난해 기준 43%(AK면세점 제외)를 차지해 신라면세점(25.5%)보다 크게 앞서고 있다. 하지만 인천공항에선 두 면세점의 점유율이 40% 정도로 비슷한 수준이다.

앞서 지난해 말 애경그룹 AK면세점 인수를 둘러싼 두 그룹의 1차전에서는 신 사장이 먼저 승리를 거뒀다. 1승1패를 기록한 두 그룹 딸들의 전쟁은 앞으로 김포공항 면세점 입점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어느 면세점이 김포공항에 입점하느냐에 따라 3차전 승자도 갈리게 됐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