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돌연 연기된 연평도 사격훈련
입력 2010-12-01 01:13
30일 실시된다고 공지됐던 서해 연평도 사격 훈련이 연기된 배경을 놓고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평도에서는 29일 오후 5시쯤 “내일 오전 10시부터 사격훈련이 계획돼 있다”며 주민들에게 대피를 당부하는 방송이 있었으나 훈련은 이뤄지지 않았다.
합동참모본부는 정례 브리핑에서 “해병대 연평부대가 사격훈련 예비 일정으로 잡아놓은 것을 실제 훈련을 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합참 관계자는 “현지 부대에서 실시되는 연례적인 훈련은 합참이 일일이 지시하지 않고 관련 부대 사령부와 협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서해상에서 한·미 양국 군이 대규모 해상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와중에 북한을 더욱 자극할 수 있는 포사격 훈련을 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판단 때문에 취소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연합훈련 기간 중 서해 5도 지역의 사격훈련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또 북한이 추가도발을 할 가능성에 대비할 만큼 충분한 전력이 배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부 고위 당국자는 “우리 측이 연합훈련에 곁들여 사격훈련을 하는 것은 떳떳하지 않게 보이는 만큼 훈련이 끝난 뒤 단독으로 당당하게 훈련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특히 포사격을 위해선 국립해양조사원에 사전 고지를 해야 하는데 이런 절차 등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합참은 이날 국립해양원에 6일부터 12일까지 동해와 서해, 남해 전 해상 29곳에서 사격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통보했다. 이번 훈련 대상지에는 연평도와 백령도 지역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합참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연평도와 백령도 지역에서의 훈련은 적절한 시기에 실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합참은 통상 1주일 전에 해상사격계획을 통보하지만 비상시에는 1∼2시간 전에 통고하는 경우도 있어 연평도 해상사격이 언제 실시될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