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北의심선박 海·空 합동추격… 서해서 첫 WMD 차단훈련

입력 2010-11-30 18:28


3일째 한·미 연합훈련이 30일 서해에서 실시됐다. 양국 군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대공방어훈련, 함재기와 공군기를 이용한 공중침투 및 대응훈련, 항모강습작전 등을 강도 높게 진행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해양차단작전이었다. 대량살상무기(WMD)를 적재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차단·검색하는 훈련으로, 양국이 서해에서 WMD 의심선박 차단훈련을 실시한 것은 처음이다. WMD 의심선박 차단훈련은 양국 군이 WMD를 적재한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이 특정 해상에 나타났다는 정보 및 첩보를 입수하면서 시작됐다. 곧 인근에 위치한 이지스 구축함과 호위함 등에 차단기동 명령이 떨어졌고, 양국 군함은 고속으로 의심 선박을 뒤쫓은 뒤 선박 주변을 포위했다.

이어 전투기와 해상초계기, 링스헬기 등이 공중 엄호를 실시했고 여러 대의 고속단정에 나눠 탄 해상특공대 및 검문·검색요원들이 선박 뒷부분으로 접근한 뒤 안으로 진입했다. 해상특공대가 배를 검색하고 나포하는 절차는 국제기준에 따라 진행됐다.

한·미 연합군이 실시한 의심선박 차단훈련은 내용상으로 볼 때 중국과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구상(PSI) 훈련과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PSI를 대 중국 포위 전략으로 여기고 있다. 반면 미국은 북한 급변사태 발생시 핵물질과 미사일, 생화학무기 등 WMD가 해상을 통해 외부 테러집단으로 반출될 것을 우려하며 우리 군과 WMD 의심선박 차단훈련을 해 왔다. 이 때문에 한·미는 연합훈련 프로그램에 의심선박 차단훈련을 자연스럽게 포함시켜 중국과 북한의 반발 강도를 낮추려 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해양차단훈련은 연합해상훈련의 일부로 실시된 적성선박에 대한 일반적인 검색전술훈련”이라며 “여러 나라가 참여하는 PSI 훈련과 WMD 의심선박 차단훈련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대공방어훈련, 공중침투 및 대응훈련, 항모강습작전, 해상자유공방전 등은 전날보다 참가전력이 한층 확대돼 실시됐다. 훈련절차 숙달보다는 자유공방전 형태의 교전연습과 실무장 강습작전 등 고난도의 전술훈련을 실시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항공기통제 및 공중요격절차훈련은 양국 이지스함이 미 7공군 F-16C와 우리 공군 F-15K 및 KF-16 전투기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합동참모본부 합참 관계자는 “해·공군 전력이 최대 규모로 참가해 적의 다양한 도발을 즉각 격퇴하는 연합작전 능력과 상호 작전 운용성을 극대화했다”며 “세종대왕함 등 이지스함이 다수의 항공기를 통제하면서 항공기에 요격지점을 하달하는 훈련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시작된 서해 한·미 연합훈련은 한·미 동맹 의지를 과시하고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목적으로 실시되고 있으며, 1일 군수보급 기동훈련과 항모호송 작전 등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