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사교육 대신 수준별 수업으로 벽지학교 성적 ‘껑충’

입력 2010-11-30 18:29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보면 사교육을 받기 힘든 농촌 벽지와 도시 낙후 지역에서 학생의 학력이 높아진 학교가 적지 않다. 학력향상 중점학교 우수사례로 선정된 17개 학교는 수준별 수업, 멘토링제 등 저마다 비결로 학생을 지도했다.

인천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에 있어 비선호 학교로 분류됐던 가정고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반과 차상위반을 각각 ‘점프업(jump-up)반’, ‘테이크업(take-up)반’으로 구별해 수준별 수업을 했다. 또 인턴교사 2명, 대학생 1명이 조를 이뤄 일대 일 멘토링(상담) 지도에도 힘썼다. 학생에게 독서·논술 기록장을 만들도록 하고 논술대비반을 별도로 운영하기도 했다.

광주예술고는 음악과, 미술과, 국악과 등 학과별로 학력 격차가 크고 학생이 전공 실기에 전력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학교 측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위한 ‘집중교육반’을 만들었다. 한 반을 학생 15명으로 구성해 개별적으로 지도했다. 또 학생에게 음악치료 프로그램, 심리상담 등을 실시해 학습 동기를 부여했다.

경기도 퇴계원고는 우수 학생이 인근 특목고로 전학해 학습동기가 떨어졌다. 학교 측은 학습전략검사(MLST), 종합진로검사 등을 통해 개인별 학습 습관의 강·약점을 파악해 학습전략을 수립하게 했다. 또 수준별 수업을 실시하고 학습 보조 인턴교사를 활용했다. 전교생 149명인 부산 신선초교도 학생 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 처하자 학습 습관, 동기강화, 정서·성격적 특성 등 학력에 영향을 미치는 6가지 영역에 따라 맞춤형 학습지원을 했다.

서울 숭인중은 교과부진 학생 지도를 위해 ‘비전 스쿨’을 운영했다. 기초학력 부진 학생을 일대 일로 지도하고, 야간에도 학생을 지도하는 전담교사를 배치했다. 또 학력향상 정도가 높은 학생에게는 ‘학력향상 대상’을 주는 방법으로 학습 의욕을 높였다.

맞벌이 근로자 가정 자녀가 많은 충남 오목초교는 ‘방과후 학력점프 프로젝트’를 썼고, 면 소재지에 있는 전북 금마초교는 인턴교사와의 ‘신나는 공부방’을 가동해 학생의 흥미를 북돋았다.

교과부에 따르면 2010년 학력향상 중점학교로 지정된 1660개교 중에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0%인 곳이 509개교(30.7%)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학교는 교사의 노력, 학생·학부모의 협력으로 낡은 시설, 학생·교원 수 감소, 높은 결손가정 비율 등의 악조건을 극복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