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서울 강남-강북 학력 격차는 ‘사교육 격차’

입력 2010-11-30 18:19


201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서울 강남과 강북 지역의 학력 격차는 여전했다. 서울 강남지역과 지방의 격차도 좁혀지지 않았다.

30일 전국 시·도교육청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서울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그러나 강남지역 성적은 올해도 전국 최상위권이었다. 강남지역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국어과목 보통 이상 학력 비율은 88.6%로 전국 180개 지역교육지원청 중 6위였다. 영어는 보통 이상 학력이 94.8%로 전국 2위, 수학은 88.9%로 전국 4위를 기록했다. 기초학력 학생 미달 비율도 강남지역은 매우 낮았다.

서울 강남지역보다 보통 이상 학력 비율이 높은 지역은 경북 울릉, 충북 보은, 경남 산청 등으로 소규모 학교에서 집중 교육이 가능한 곳이다. 강남지역의 학교와 학생 수가 이들 지역보다 월등히 많은 점을 감안하면 강남지역 학생의 학력은 고르게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에서 강남과 강북의 학력 격차는 이번 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서울 동부교육지원청 관내 초등학교 6학년 영어과목의 보통 이상 학력 비율은 79.7%로 강남지역에 비해 15.1% 포인트 낮았다. 서울 남부교육지원청 관내 6학년 학생의 수학과목 보통 이상 학력 비율도 강남지역에 비해 13.6% 포인트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남부, 동부, 북부, 성북, 성동지역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도 강남에 비해 매우 높았다.

서울 강남과 다른 시·도 지역의 교육 격차는 더욱 확연히 나타났다. 경기도 포천의 초등학교 6학년 국어과목의 보통 이상 학력 비율은 63.6%로 강남에 비해 25% 포인트나 뒤졌다. 수학과목에서도 경기도 가평의 보통 이상 학력 비율은 60.6%로 강남보다 28.5% 포인트나 낮다.

서울 강남과 강북, 강남과 다른 시·도 간 학력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사교육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강남의 보통 가구에서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비용은 월 130만원으로 서울지역 평균 사교육비의 3배가 넘는다. 이런 교육비 격차가 고스란히 성적 차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 당국이 비강남지역의 교육 여건을 바꾸기 위해 근본적인 개선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강남과 비강남의 교육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경우 강남 쏠림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