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쇠고기는 협상 대상 절대 아니다”

입력 2010-11-30 18:20

한국과 미국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 콜롬비아에서 이틀 일정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을 시작했다.



협상 결렬 20여일 만에 다시 만나는 양국은 FTA 타결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나, 세부 내용에 대해선 여전히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쟁점은 양국 간 자동차 무역불균형 해소 방안과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확대이다.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자동차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해 한국시장 확대와 자국 자동차산업 보호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국은 쇠고기 문제에 대해선 협상 대상에서 아예 제외시킬 정도로 강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따라서 다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29일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협상은 자동차 교역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쇠고기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고 분명히 못 박았다. 그는 또 자동차와 쇠고기 이외의 분야도 협상 대상이 되느냐는 질문에 “그 외는 생각하는 게 없다”고 밝혔다.

한·미 FTA 협정문의 본문 수정 여부도 관심이다. 김 본부장은 “협상을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해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다. 그는 이틀간 협상에서 양국이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한국이 자동차 부문에서 미국 측 요구를 들어줄 경우 양보한 만큼 줄어든 이익을 어느 부문에서 만회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한국은 농업이나 의약품 등 기존 협정 내용 중 미국의 추가 양보를 요구할 수도 있다.

최근 연평도 포격 등 북한 도발로 인한 한반도 위기 국면이 FTA 타결을 촉진시킬 거라는 전망도 있다. 한국 측이 무조건 완강한 입장을 보이기엔 한·미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한·미 관계가 워낙 중요한 건 사실이지만, 경제통상 업무는 경제통상 업무대로 서로 간 이해가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의 이견 해소 노력에 대해 “의견이 가까워진 것도 있고 남아 있는 것도 있다”고 말해 일부 진전이 있음을 시사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