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공무원 200만명 임금 2년 동결”
입력 2010-11-30 18:10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9일 200만명에 달하는 연방공무원 임금을 앞으로 2년간 동결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재정적자를 줄이려는 행정부 노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자는 차원에서 취해진 것이라고 AP통신 등이 30일 보도했다.
당장 2011 회계연도에 적용될 예정이던 1.4% 인상안도 철회됐다. 동결안은 국방부에서 일하는 민간인을 포함한 전(全)공무원을 대상으로 하지만 군인은 예외로 했다. 백악관은 공무원 보수 동결로 2011 회계연도에 20억 달러의 경비를 절감할 수 있고, 향후 5년간 280억 달러, 10년간 600억 달러의 재정지출 감축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가 직시해야 할 진실은 이 재정적자를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광범위한 희생이 필요하며, 연방 정부 공무원들도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 임금 동결로 절감되는 재원은 1조 달러가 넘는 재정적자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중간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정부의 과다지출에 분노를 표시했던 만큼 백악관으로선 민의 수용 의지를 보여주는 제스처가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공무원 보수 동결 조치가 실행에 옮겨지기 위해서는 미 의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표가 신임 공화당 지도부와의 회동을 하루 앞두고 이뤄진 점에 주목했다.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 때 이월돼 온 소득세 감세조치의 연장 여부를 놓고 공화당과 협상해야 하는 상황에서 내민 전략적 카드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