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외교문건 공개] “다음 타깃은 美 대형 은행”
입력 2010-11-30 22:22
위키리크스가 내년 초 미국의 대형은행에 대한 폭로를 준비 중이라고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샌지(39·호주)는 이달 초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초 은행 1∼2개는 쓰러뜨릴 수 있는 수만 건의 문서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폭로 대상은 현존하는 미국의 한 거대 은행”이라며 “(위키리크스가 앞서 공개한) 이라크전 관련 문서만큼 큰 규모는 아니지만 정의 내리기에 따라 큰 규모로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어샌지 스스로 이번에 공개할 문건에 대해 ‘부패의 생태계’라 명명한 만큼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어샌지는 미 대형은행들의 경영방식을 거론하면서 최근 사기혐의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월가 금융기관이 낸 벌금 중 가장 큰 액수인 5억5000만 달러를 납부하기로 합의한 미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를 언급했지만 폭로대상이라고는 명시하지 않았다.
어샌지는 이런 폭로를 통해 뭘 원하느냐는 질문에 “내년 초 은행 관련 폭로는 현재 미국 은행과 경영진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게 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조사와 더불어 금융업 전반의 조사와 개혁을 불러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미국과 종종 마찰을 빚는 에콰도르가 잇단 기밀문서 폭로로 각국 정부를 곤경에 빠뜨린 어샌지에게 ‘피난처’를 제안했다. 에콰도르의 킨토 루카스 외무차관은 29일(현지시간) 인터넷 사이트 에콰도린메디아토에 “우리는 아무런 문제나 조건 없이 그(어샌지)에게 에콰도르 내 거처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