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최태복은 중국으로, 다이빙궈는 북한으로…이제야 급해진 北·中
입력 2010-12-01 01:12
한반도에서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북한과 중국의 고위 인사가 상대국을 교차 방문해 교착 상태에 빠진 한반도 문제에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최태복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 겸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30일 중국을 방문한 가운데 중국의 외교 수장인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이르면 1일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장은 이날 10시25분쯤 고려항공편으로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취재진의 잇단 질문에 함구로 일관했다. 공항에는 외신기자 40여명이 몰려 큰 관심을 보였다.
최 의장은 우방궈(吳邦國)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의 초청으로 다음 달 4일까지 중국에 체류할 예정이다. 방중기간 중국 고위층과 시급한 군사 현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측은 최 의장에게 냉정과 자제를 요구하고 더 이상 상황이 악화돼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최 의장은 연평도 포격은 이 해역에서 실시되는 남한의 잦은 포격훈련에 대한 대응이었다는 주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보인다. 영변 우라늄 원심분리기 설치 배경과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설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의장이 우방궈 전인대 상무위원장 초청으로 방중했지만,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등과 면담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26일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를 부른 데 이어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해 두 번째로 우려를 표시하는 자리가 된다.
최근 한국을 방문했던 다이빙궈 국무위원은 이르면 1일 북한을 방문한다고 교도통신이 베이징의 외교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중국은 6자회담 수석대표들의 긴급협의를 거듭 제안한 것에 대해 한·미·일이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어 북한에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다이빙궈는 지난 27, 28일 방한했을 때 한국 측에 자신의 방북 계획을 전달했다. 하지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 후 주석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외교가에선 “중요한 건 방북 특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수 있느냐이고, 그에 맞춰 방북 일정이 조정될 것”이라며 당초 다이빙궈가 북한을 먼저 방문하려 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한국을 방문하게 됐다는 얘기가 돌았었다. 교도통신은 다이빙궈 방한에 동행한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도 함께 방북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라인의 최고위 인사인 다이빙궈가 특사로 파견될 경우 중국 당국이 그만큼 현 상황을 심각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특사로 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다이빙궈와 왕자루이는 북핵 6자회담이 교착국면에 처할 때마다 북한에 특사로 파견돼 돌파구를 마련해 온 인물들이다.
이동재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