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월드컵 개최지 선정 D-1… 유치위, 막바지 표심잡기

입력 2010-11-30 17:34


‘연평도 사태’, 2022 월드컵 유치에 플러스 될 수도

“동북아 평화 구상과 아시아 연대로 20년 만에 월드컵을 유치하겠다.”

2022년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축구대회 개최지 선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022한국월드컵축구대회 유치위원회(위원장 한승주)는 단일 종목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월드컵을 2002년에 이어 20년 만에 유치하기 위해 막바지 표심 잡기에 돌입했다. 2002년을 일본과 공동 개최했던 한국은 이번에는 단독으로 신청해 놓고 있다.

FIFA는 2일 오후(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에서 집행위원 22명이 모인 가운데 2018년 및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투표를 한꺼번에 한다. 2018년 월드컵은 스페인-포르투갈, 네덜란드-벨기에(이상 공동 개최), 잉글랜드, 러시아가 신청했다.

◇상대 약점을 공략하라=한국은 미국, 호주, 일본, 카타르와 2022년 월드컵 유치를 놓고 한판대결을 벌인다.

우선 최대 경쟁국인 미국은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 우선 국토가 넓다 보니 경기장 간 이동에 항공 교통을 주로 이용해야 할 뿐 아니라 가장 중요한 정부의 지원 여부가 아직 불확실하다. 미국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명예 유치위원장을 맡아 인맥을 활용한 득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중앙정부 차원에서 문서를 통한 지원 약속이나 보증을 아직 한 적이 없다. FIFA 역시 평가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제출한 유치의향서에 정부의 지원 서류가 부족하다는 점을 명시했다.

호주는 오세아니아 대륙에서 처음 열리는 월드컵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하지만 호주 역시 FIFA로부터 선수단과 관광객에게 제공될 숙소가 4만3000여 객실 밖에 되지 않다는 게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더불어 국토가 넓어 이동 수단으로 항공 교통에만 의존해야 하는 것은 물론 100만 이상 인구를 가진 대도시가 적다는 게 약점이다.

일본은 5500억엔(약 60억 달러) 예산을 들여 전 세계 208개국의 400개 도시를 선정해 3D 전광판을 설치해 ‘유니버설 팬 페스트’를 펼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러나 정부보증서 내용이 미흡하고 교통 혼잡 해결 방안도 확실치 않다는 게 FIFA의 평가다.

중동지역에서 처음 열리는 월드컵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카타르는 정부의 보증이 확실하고 선수단 숙소도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집돼 있어 안전 유지에 편리하다는 장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하지만 혹서기인 6,7월에 월드컵을 개최해야 하는 만큼 무더운 날씨는 최악의 조건으로 꼽힌다.

◇누가 뛰나=한국은 김황식 국무총리가 FIFA 집행위원들 앞에서 치러질 프레젠테이션에 직접 나선다. 정부 관계자가 직접 프레젠테이션에 참가하는 것은 경쟁국 가운데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은 유치위 선발대가 지난달 27일 취리히로 이미 향했고, 지난 30일 김 총리를 비롯해 유치 홍보전에 나설 ‘수영 슈퍼스타’ 박태환(단국대)과 발레리나 강수진(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이 후발대로 합류했다. 프레젠테이션에서 한국의 축구 역사를 설명할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1일 취리히에 도착했다.

미국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명예 유치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최근 미국 국민에게 월드컵 개최에 힘을 모아 달라고 부탁하는 담화를 발표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최근 이사 하야투 FIFA 부회장를 미국으로 초청하는 등 표 모으기에 도움을 줬다. 카타르는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타니 국왕이 직접 유치전을 지휘하고 있고, 일본도 유치위원장을 맡은 오구라 준지 일본축구협회장이 지난달 27일 취리히로 날아가 FIFA 집행위원들을 상대로 표 모으기에 열중하고 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