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홍준표 “軍 안갔다온 장관은 바꿔야”

입력 2010-11-29 21:52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이 29일 병역을 이행하지 않은 안보관계 장관과 참모의 경질을 주장하고 나섰다. 홍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병역의무 이행여부가 대북 정보능력의 척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정부의 안보장관회의에 참가하는 장관이나 참모만이라도 이번 기회에 병역 면제자는 좀 정리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에 들어가보면 안보관계 참모들의 병역면제를 거론하면서 네티즌들이 조롱하고 불신하고 있다”며 “국민적 안보불신은 바로 이런 점에서 출발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홍 최고위원은 이어 “이번 사태가 초래된 데는 위성장비, 첨단 전자장비, 대북첩보망을 갖고도 대비하지 못한 대북 정보관계자가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본다”며 “국가정보원이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홍 최고위원이 직접 이름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등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안보장관 회의 참석 멤버 중에는 원 원장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병역을 면제받았다.

당내에서는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이명박 대통령과 안상수 대표 등을 의식해 대놓고 이야기하지는 못하지만 이번에 지도층의 병역 이행 문제를 털고 가야 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 실제로 이번 북한의 연평도 폭격 이후 인터넷에서는 ‘군대도 안 갔다온 이들이 지하 벙커에서 회의만 한다’는 식의 비난과 함께 국무위원과 국회의원의 병역 면제 현황 자료가 떠다니고 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여론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며 “이번에 병역 면제에 대한 매를 모두 맞고 털어버리지 않으면 다음번 총선과 대선에서 더 큰 매를 맞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