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北 “南北美 3자대화 선행돼야”… 정부 “가능성 희박”

입력 2010-11-29 21:47

북한의 고위 관계자가 연평도 도발 사건 이후 심화된 한반도 긴장 상황을 완화하기 위해 남북한과 미국이 참여하는 3자대화를 우선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29일 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 북한 고위 관계자는 (중국이 제안한) 6자회담을 소집하기에 앞서 “(최근 대결 국면에 대해) 책임이 있는 국가들이 먼저 대화해야 한다”며 “남북한과 미국이 참여하는 3자회담이 6자회담에 선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연평도) 포격 사건 과정을 살펴보려면 남한과 미국의 행동을 먼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6자회담과 같은 다자간 회의로는 이 문제를 풀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 같은 발언은 중국이 내놓은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간 긴급협의안에 대해 북한이 회의적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고 교도통신은 해석했다. 북한은 중국의 6자회담 제안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부는 북한이 3자대화를 제안했다는 교도통신의 보도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북한이 비핵화 및 천안함 사태, 연평도 포격 등에 대한 진정성 있는 노력을 먼저 보여야 대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정부에 (북한의 3자대화 제안이) 접수된 바 없다”며 “전형적인 북한의 치고빠지기식 전술이며, 만일 사실이더라도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북한은 과거에도 6자회담의 틀 안에서 양자 혹은 3자회담을 하자고 주장했다”며 “북측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엄기영 이도경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