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委 실수로 김필립 교수 賞 놓쳐” 美교수, 그래핀 연구 과소평가 지적

입력 2010-11-29 22:06


노벨상위원회의 실수로 한국인 과학자가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에서 제외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계적인 과학잡지인 네이처지는 지난 24일자 온라인 뉴스란에 미국 조지아텍 대학의 월터 드 히어 교수가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선정에 문제가 있었으며 한국인 과학자가 공동 수상자가 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는 기사를 실었다.

노벨상위원회는 지난 10월 5일 안드레 가임 교수와 콘스탄틴 노보솔로프 박사를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발표하면서 두 학자가 2004년 사이언스지에 탄소의 단층 구조체인 그래핀(Graphene)의 합성과 관련한 논문을 게재한 공로를 선정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드 히어 교수가 2004년 논문에 실은 물질은 그래핀이 아닌 탄소의 복층 구조체인 그래파이트였으며, 실제 그래핀을 합성하고 그 특성을 실험한 결과는 2005년 네이처지에 실렸다고 지적했다.

수상자들의 그래핀 관련 논문은 2005년 네이처지 438호 197∼200쪽에 실렸으며, 같은 호 201∼204쪽에는 김필립(43·사진) 미국 컬럼비아 대학 교수의 그래핀 연구결과가 소개됐다. 김 교수의 연구논문은 탄소의 복층구조체인 그래파이트를 한 층씩 분리하는 연구를 통해 그래핀의 물리적 특성을 처음으로 규명한 것이었다.

드 히어 교수는 “노벨상위원회는 김 교수의 성과를 과소평가했으나 많은 학자는 김 교수가 공동수상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네이처지는 올해 수상자인 가임 교수도 “김 교수가 중요한 공헌을 했으며, 기꺼이 그와 상을 나눌 것”이라고 답했고 전했다. 네이처에 따르면 노벨상위원회도 “일부 실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웹 버전에서는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래핀은 가볍고 투명한 데다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할 정도로 물리적·전기적 특성이 우수하고 유연성이 뛰어나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차세대 반도체, 태양전지 등 미래 산업의 핵심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김 교수는 서울 태생으로 서울대 물리학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과정을 취득했으며 2001년 컬럼비아대 교수로 임용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