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제주 “K리그 지존 가리자”… 프로축구 챔피언결정전 격돌

입력 2010-11-29 19:14

“우승 트로피는 우리가 가져간다.”

지난 2월 개막해 9개월 간 대장정을 이어온 프로축구 K리그가 대단원까지 단 두 경기만을 남겨놓았다. 각각 정규리그 1, 2위를 차지한 FC 서울과 제주 유나이티드가 최종 승부를 남겨놓은 만큼 불꽃 튀는 맞대결이 될 전망이다.

팽팽한 승부가 예상되는 두 팀은 다음달 1일 열리는 쏘나타 K리그 챔피언십 2010 1차전을 앞두고 2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개최된 미디어데이에서 사령탑끼리 먼저 격돌했다.

먼저 포르투갈출신인 서울의 넬로 빙가다(57) 감독이 우승 트로피를 잡고서 승리를 의미하는 브이(V)자를 그리자 제주 박경훈(49) 감독이 주먹을 쥐며 “주먹이 가위를 이긴다”고 응수했다. 경기에 대한 전망에서도 빙가다 감독이 “먼저 제주 원정을 가지만 승부를 결정짓는 마지막 경기는 서울에서 한다”며 “선수들이 자신감에 차있고 경기를 꼭 이기려는 의욕이 넘쳐 좋은 경기를 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지금은 선수들 스스로 최고의 강팀이라는 자부심이 있고 홈이 아닌 어웨이 경기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며 “마지막에 웃는 자가 되겠다”고 맞받아쳤다.

양쪽 감독이 우승에 대한 열의를 강하게 불태울 정도로 두 팀 모두 우승에 대한 갈증이 심하다. 서울은 연고지 이전 전인 2000년 안양 LG 시절 제주의 전신 부천 SK를 상대로 우승한 이후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제주 역시 유공 시절이던 1989년 이후 21년 만에 K리그 정상을 노크한다.

또 감독 개인으로도 두 감독은 올해 K리그에 데뷔한 ‘초짜 감독’으로 누가 이기든 데뷔 첫 해 우승이라는 영광을 안게 된다. 데뷔 첫 해 우승을 차지한 K리그 감독은 1991년 대우에서 우승을 차지한 베르탈란 비츠케이 감독 이후 19년 간 없었다.

두 팀이 정규리그 마지막까지 순위를 확정할 수 없을 정도로 호각세를 이뤘지만 역대 챔피언 결정전 결과만 놓고 보면 서울이 유리하다. 정규리그 1위 팀이 챔피언 결정전에 먼저 진출하고 나머지 플레이오프 진출팀이 ‘녹다운 토너먼트’를 치러 우승자를 가린 6번의 시즌 중 정규리그 1위 팀이 우승한 경우는 모두 5번이다. 승률로 따지면 83%다. 더욱이 정규리그 2위가 우승에 성공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양팀 대표선수로 서울은 데얀을 내세우고 있고 제주는 김은중이 해결사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데얀은 올 시즌 33경기에 출전해 모두 18득점에 성공했고, 김은중은 32경기에 출전해 17골을 기록해 막상막하의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