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연평도 자주포 倍로 늘려… 다련장로켓포도 배치

입력 2010-11-29 21:22


군 당국은 29일 연평도에 K-9 자주포를 증강 배치하고 관련 예산 증액을 국회에 요청하는 등 서해 5도 지역의 전력 증강 작업에 착수했다. 서해 5도의 전력을 적 포병과 맞대응이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번 도발이 약이 되도록 전력 증강”=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국회 예결위 답변에서 “북한의 이런 식 기습(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 대비가 미흡했다”며 “앞으로 높은 수준의 대비태세를 유지하면서 전쟁 발발 위험을 억지하는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번 사태가 약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군은 이날까지 연평도에 K-9 자주포를 6문 증강시켰고, MLRS 다련장로켓포도 배치했다. 다련장로켓포는 축구장 4개 면적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위력을 갖고 있다.

군은 또 초음속 함대지미사일(사정 50㎞)을 연평도에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정도 화력을 갖추면 포격 도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해·공군의 지원 없이 서해 5도 전력만으로도 반격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서해 5도 전력보강 예산 증액=군 당국은 서해 5도의 전력 보강을 위한 예산으로 방위력개선비 3535억원과 경상운영비 1021억원을 국회에 요청했다. 총 4556억원으로 지난 25일 보고 당시 예산 2636억원보다 1920억원 늘어난 것이다. 국회 국방위는 군의 증액 요청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통과시켰다.

군의 증액 요청 예산은 포격 도발에 맞대응할 수 있는 전력 증강에 집중됐다. K-9 자주포 18문을 서해 5도 지역에 추가 배치(866억원)하고, K55A1 자주포도 12문을 보강(115억원)하기로 했다. 군은 연평도에는 성능이 개량된 K55A1 자주포를 추가 배치하고, 백령도에는 K-9 자주포 위주로 보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신형 대포병 탐지레이더 추가 도입을 위해 372억원을 신청했고, 적의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할 수 있는 중형 전술비행선, 해군 정보함(신세기함)에 탑재된 무인정찰기(UAV) 성능 개량장비 도입에도 추가 예산을 요청했다.

군은 또 동굴 속에 숨어 있는 북한의 해안포 진지를 공격할 수 있는 유도무기(884억원)와 정밀 타격이 가능한 소형 중거리 GPS 유도폭탄 도입 예산(407억원)도 증액 항목에 포함시켰다. 계획대로 전력 증강이 될 경우 적의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할 수 있는 장비와 대응 화력이 상당 수준 보강돼 서해 5도의 전력은 대폭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