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李대통령 ‘연평도 포격 도발 담화문’ 발표… “北 변화·핵포기 기대 안한다”

입력 2010-11-29 18:24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 ‘더 이상 인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대통령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담화문에서 아웅산 테러 등 북한의 무력 도발을 거론한 뒤 “그동안 인내를 거듭했던 것은 언젠가는 북한도 변할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와 한반도 평화를 향한 의지 때문이었다”며 “그러나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핵 개발과 천안함 폭침에 이은 연평도 포격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 북한 스스로 군사적 모험주의와 핵을 포기하는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동안 북한 정권을 옹호해 온 사람들도 북의 진면모를 깨닫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기대를 접었음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만큼 이후 남북 간 강경 대치 국면이 지속, 강화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협박에 못 이긴 ‘굴욕적 평화’는 결국 더 큰 화를 불러온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라고 전제하고 “앞으로 북의 도발에는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향후 대책으로 군대다운 군대 육성, 서해 5도 방어 강화, 국방개혁 강력 추진 등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은 백 마디 말보다 행동으로 보일 때”라며 “정부와 군을 믿고 힘을 모아 달라. 하나 된 국민이 최강의 안보”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연평도 도발 대응과정에서 국민 여러분의 실망이 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무고한 우리 국민이 목숨을 잃고 삶의 터전이 파괴된 것에 대해 참으로 안타깝고 송구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네 번째로 2008년 촛불 사태 당시 두 번 사과했고, 지난해 11월 27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세종시 수정안 입장변경을 사과한 바 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