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임시주택 건설·봉사활동… ‘텅 빈 섬’ 지키기 온 힘
입력 2010-11-29 18:25
북한의 연평도 도발 1주일째인 29일 연평도는 적막감만 짙게 깔려 있었다. “군과 경찰의 통제에 잘 따라 달라”는 면사무소의 안내방송이 섬을 떠난 주민 1700여명의 소리를 대신했다.
하지만 ‘텅 빈 섬’ 연평도에서 활기 넘쳤던 옛 마을을 지키기 위해 소리 없이 뛰는 이들이 있다. 대한적십자회 인천지사는 포격 다음날인 24일부터 직원 19명 가운데 13명을 교대로 파견했다. 25일 아침부터 연평도에 있는 사람들에게 3000여명분의 식사를 제공했다.
현재 연평도에는 주민 30여명과 취재진 110여명, 공무원 60여명이 남아 있다. 지난주에는 준비한 부식이 모두 떨어져 인근 군부대에서 전투식량을 받아 왔다. 뜨거운 물을 구할 수 없어 찬물로 수백개의 식기를 씻느라 손발이 부르트고 아침저녁으로 손이 시려 왔지만 봉사자들의 얼굴에서 불편한 기색을 찾기 힘들었다.
인천지사 안병훈 RCY본부장은 “연평도 복구를 위해 애쓰는 분들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연평도 주민이 보내온 꽃게 300여 마리를 정리하던 조명자(44·여)씨는 “주민들이 유일한 재산과 같은 꽃게를 보내 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국재해구호협회는 포격으로 집을 잃은 주민을 위해 연평초등학교 운동장에 임시주택 15동을 짓고 있다. 25일부터 조립하기 시작한 임시주택의 공정률은 80% 정도다. 외장공사는 마친 상태다. 협회는 주택 부지의 콘크리트 타설과 상하수도가 연결되면 내부 인테리어를 마무리해 주민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협회는 임시주택 건설을 위해 전국에서 기술자 24명을 동원했다.
협회 김삼열 과장은 “준전시 상황이라 연평도에 들어가겠다는 기술자를 섭외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기술자는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연평도에 들어오기도 했다. 18㎡(5.5평) 넓이의 임시주택에는 4∼5인 가족이 생활할 수 있으며 싱크대, 기름보일러, 샤워시설이 설치된다.
면사무소 공무원과 연평파출소 경찰관도 비상근무 중이다. 연평면 공무원 25명은 지난 23일 포격 이후 2교대로 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공무원들은 주민대피, 구호물품 배포, 잔류 주민 파악, 보건 활동을 담당한다. 연평파출소 소속 경찰관 31명도 24시간 근무체제에 돌입했다. 5명으로 편성된 순찰조 두 팀이 3시간 단위로 마을을 순찰하며 연평부대원 30명 및 인천해경특공대원 13명과 섬의 치안을 책임지고 있다.
연평도=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