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美 “6자회담보다 北 도발 중단이 우선”
입력 2010-11-29 18:27
미국은 28일 중국이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간 긴급협의를 제의한 데 대해 난색을 표명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우리는 중국을 포함함 한국 일본 등과 계속 협의할 것”이라며 “하지만 북한이 도발적 행동을 중단할 필요가 있으며, 그게 중요한 첫 번째 조치”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는 중국 제안에 극히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한국의 기조에 미국이 동조하고 있음을 확인한 셈이다. 또 북한의 행동 변화가 없다면 6자회담 재개도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국무위원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중국이 분명한 입장을 취할 것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장관의 이 같은 태도는 중국의 제안 이후 나온 것으로 6자회담 수석대표 간 긴급협의 제안에 대한 미국의 부정적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주요 언론매체들도 한국과 미국의 반응이 냉담해 중국이 제의한 6자회담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그동안 동맹국인 북한에 대해 비난하기를 거부해 왔다며 중국의 6자 협의 요청은 한국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이 중국에 대해 ‘냉랭하고(coolly), 차가운(chilly)’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과 한국, 일본이 6자 협상으로 되돌아갈지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관측했다.
일본 정부가 중국의 제의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일본 언론들은 “중국이 ‘대화’를 내세워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은 내년 1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중국도 외교적 노력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중국 제의가 서해 연합훈련에 나선 미국·한국에 대한 견제와,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라는 국제적 압력 회피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