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외교관들, 각국 지도자 악평… “푸틴 총리는 알파 독”

입력 2010-11-29 21:17


위키리크스가 28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 3년간의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에는 각국 지도자에 대한 현지 외교관의 적나라한 평가가 다수 포함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들 평가에 대해 “다채롭고도 분명한, 비외교적 언사로 된 말잔치”라면서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관계는 ‘배트맨과 로빈’이라고 표현했다. 공식적으로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푸틴 총리의 상관이지만 실제로 조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특히 푸틴 총리에 대해선 힘센 수컷을 뜻하는 ‘알파 독’이라고 칭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비판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권위주의적인 성향이 있다”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위험을 회피하고 미온적”이라고 각각 언급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에 대해선 악평이 주를 이뤘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푸틴 총리와 선물을 주고받고 에너지 계약들을 체결한 데 대해 “점점 푸틴의 대변인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테러전쟁에 동참한 동맹국 지도자들에 대한 평가도 있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주변 사람들에게 쉽게 휘둘리는 허약한 남자”로 표현했다.

미국과 적대적 국가의 지도자들에 대한 평가는 더 가혹하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을 ‘히틀러’라고 불렀으며,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은 ‘미친 늙은이’라고 조롱했다. 리비아 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를 ‘아주 이상한 사람’이라고 묘사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