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총리, 잇단 악재에 ‘휘청’

입력 2010-11-29 18:33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가 잇단 악재로 궁지에 몰린 가운데 내년 총선 가능성까지 공개적으로 언급되는 등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는 28일 이바라키(茨城)현에서 열린 강연에서 “다음 선거가 언제 있을지 모르지만 (집권 민주당이) 어려운 국면이 될 거라 생각한다”면서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내년에 선거가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는 20%대 초반까지 떨어진 내각 지지율의 하락세가 계속될 경우 내년에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가 있을 수 있다는 인식을 내비친 것이라고 산케이신문 등 현지 언론이 29일 보도했다. 정계 안팎에서도 국정운영이 어려워질 경우 간 총리가 국면전환을 위해 내년에 중의원 해산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의 인기 하락세는 각종 선거 패배에서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28일 치러진 3개 현의 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지지를 받은 후보는 1명도 당선되지 못했다. 오키나와(沖繩)현과 와카야마(和歌山)현에선 자민당 등의 지지를 받은 나카이마 히로카즈(仲井眞弘多)·니사카 요시노부(仁坂吉伸) 현 지사가 각각 재선됐다. 에히메(愛媛)현에서는 야당 성향 나카무라 도키히로(中村時廣) 후보가 당선됐다. 민주당은 지난 7월 참의원(상원) 선거에 이어 홋카이도(北海道) 5구 중의원 보궐선거와 후쿠오카(福岡) 시장 선거 패배, 다시 3개 현 지사 선거 참패로 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앞서 간 총리의 심복인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장관과 마부치 스미오(馬淵澄夫) 국토교통상에 대한 문책 결의안이 26일 가결됐다. 중의원의 해임 결의와는 달리 반드시 이들을 해임해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야권은 센고쿠 관방장관 등이 물러나지 않을 경우 국회 심의에 응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여서 당장 다음 달 3일이 시한인 임시국회의 공전이 불가피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도 간 총리는 “내각 지지율이 1%로 떨어지더라도 사퇴하지 않겠다”고 언급, 또 다른 파문을 낳고 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