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ABC협회 116개 일간지 인증부수 공개… 첫 ‘믿을 만한 자료’

입력 2010-11-30 00:45


한국ABC협회가 29일 발표한 116개 일간지 인증부수 결과는 침체된 신문광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확한 근거가 없어 신문광고를 꺼렸던 광고주 입장에선 처음으로 객관적인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한국광고주협회 곽혁 본부장은 “정확하게 측정된 발행부수는 광고주 입장에서 광고비용과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료”라면서 “그동안 신문이 유료부수, 발행부수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데이터를 얻기 힘들었고, 이는 광고주가 신문광고를 회피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광고주는 이제 발행부수 등 공개로 적정한 광고단가를 책정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셈이다. 신·구 매체 간 차등을 두어온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매체별 광고단가를 매기게 되면 광고주 입장에서는 광고단가를 두고 쓸데없는 마찰을 피할 수 있다.

문철수 한신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인증부수를 바탕으로 광고단가를 산정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는 국내 대부분의 일간지가 참여해 신뢰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ABC협회는 1996년 처음 신문부수 공사보고서를 발간했으나 2004년 이후에는 참여도가 현저히 떨어져 지난해까지 다수의 신문사가 인증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2월부터 11월까지 140개 일간지에 대해 정기 공사(公査)를 실시해 그 중 116개를 인증했고, 나머지 24개사도 2차 공사를 통해 다음 달 7일 인증을 완료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증위원회가 인증을 했다.

한국ABC협회가 공개한 자료에는 전국 권역의 일간지 34개, 지역 일간지 73개, 그리고 무가지 9개가 포함됐다. 각 매체마다 발행부수와 발송부수를 표기해 몇 부를 발행하고 얼마나 외부로 내보내는지를 측정했다.

한국ABC협회 박용학 사무국장은 “신문 발행부수의 전국적인 분포를 알 수 있는 공인받은 최초의 자료라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은 자료”라고 말했다. 한국ABC협회는 방송통신위원회가 공식 부수 인증기관으로 선정한 바 있어 이번 자료는 종합편성채널 신청 시 부수인증자료로도 활용된다.

한국ABC협회는 내년에는 유료부수도 조사해서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유료부수는 신문이 실제로 얼마나 팔리고 읽히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자료이기 때문에 보다 투명하게 신문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이밖에도 한국ABC협회는 언론매체의 광고효용성을 다양하고 체계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독자프로파일 조사, 웹 및 모바일 측정도 병행할 계획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