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총책 송영길 시장 “北, 사과하고 남·북 함께하는 대회 열자”
입력 2010-11-29 21:09
“(북한이) 사격연습을 빌미로 우리의 영토, 그것도 민간지역에 대해 포격을 가한 것은 범죄행위인 만큼 북한의 사과와 공식적인 책임인정을 전제로 2014년 남북이 함께하는 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열겠습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28일 인천국제공항 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대회기 인수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송 시장은 지난 27일 오후 중국 광둥성 광저우(廣州)아시아경기대회 폐막식에서 대회기를 인수했다. 그는 “남북관계가 가장 악화된 상황에서 차기 아시안게임 대회기를 인수한 것은 역설적인 측면이 있다”며 “2014년 대회에선 한반도의 평화를 통해 아시아에 화해와 협력이 깃들도록 남북관계를 같이 풀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시장은 또 “우리 영토에 북한의 포격이 이뤄진 것은 유감이지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때까지는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면서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지역 내 갈등이 평화로 반전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송 시장은 연평도 포격 이후 자신이 한 일부 발언이 논란이 된 점을 곤혹스러워하는 표정이었다. 특히 연평도를 방문했을 때 상점의 소주가 포탄에 맞아 시커멓게 그을린 것을 보고 ‘폭탄주’라고 발언한 것을 한나라당 등에서 문제삼는 것이 못마땅한 듯 했다.
그래선지 송 시장은 출국 직전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이번 북의 폭격으로 사망한 서정우 하사는 친구의 조카이고 민간인 희생자 김치백씨는 지난 6·2선거때 나를 위해 열심히 뛰어 준 분”이라고 언급했다. 또 “북의 도발에 의해 희생된 우리의 아들들과 민간인에 대한 분노와 안타까움을 갖고 사태수습을 위해 밤 새워 동분서주하고 있는 피해지역 책임자를 말꼬투리를 잡아 비난하기에 열중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송 시장은 2014아시아경기대회 준비와 관련, “대회 인프라 확충사업을 위해선 인천지하철 2호선을 포함해 5조∼6조원이 투자돼야 하지만 중앙정부의 관심이 중국보다는 덜하다”고 지적하고 정부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에 대한 소감에 대해 송 시장은 “규모면에서는 세계 최대의 웅장하고 화려한 행사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내용면에서는 지나치게 중화주의에 매몰돼 참가 국가들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인천대회는 규모가 아니라 콘텐츠로 승부하겠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40억 아시아인들이 감동할 수 있는 콘텐츠로 감동과 따스함, 배려가 녹아있는 대회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는 또 인천대회가 민족의 공동이익과 번영을 위한 교류 활성화에 기여해야 한다며 “‘통일아시아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시장은 끝으로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끝나면 지금은 긴장의 바다인 서해가 2014년엔 평화의 바다로 바뀔 것”이라며 “인천대회가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대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