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수의 영혼의약국(78)
입력 2010-11-29 16:28
겨울나기
이제 본격적인 겨울철입니다. 계절도 그렇고 여러분 앞에 놓인 삶의 무게도 그렇습니다. 시험의 결과가 좋아서 원하는 목표에 근접했다고 하더라도 결코 봄이지만은 않습니다. 시험 성적이 좋게 나오지 않은 친구들은 당연히 이 겨울이 추울 겁니다. 이렇게 겨울이 깊어갈수록 우리 몸은 움츠러듭니다. 그에 따라 무슨 일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추진력도 힘을 잃습니다. 문학에서는 겨울을 소멸이나 시련으로 표현합니다. 이 추운 겨울, 우리를 움츠러들게 하는 겨울을 어떻게 보내야할까요?
어떤 사람은 겨울을 잠자는 시간으로 보냅니다. 개구리, 곰 ,뱀, 다람쥐는 겨울잠을 자는 동물입니다. 이 동물들은 추운 겨울이 되면 먹을 것이 없어지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겨울잠을 자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동물들은 잠을 잘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살기 위한 최선의 선택과 결단으로 잠을 자는 지혜를 발휘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겨울을 보내면서 자기 집 방에 처박혀 잠을 자는데 시간을 보낸다면 참으로 어리석은 일일 것입니다. 여러분은 겨울을 어떻게 보내실 것입니까?
여러분! 지혜로운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의 차이는 바로 이 겨울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닙니다. 겨울철이 되면 운동선수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동계 훈련에 집중합니다. 이 기간에 필요하다면 사랑하는 가족과 집을 떠나 합숙도 합니다. 이 훈련을 잘 해야 다음 해, 봄부터 시작되는 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습니다. 군인들 역시 겨울철에 더욱 훈련의 강도를 높입니다. 왜 추운 겨울에 혹독한 훈련을 합니까? 왜냐하면 매우 추운 겨울철 훈련을 통해서, 몸과 정신을 건강하게 하여 어떠한 추위와 고통에도 이겨나갈 수 있는 강인한 군인정신을 기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손꼽히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서 활동하는 발레리나 강수진은 어느 신문 인터뷰에서 발레리나가 신는 신발인 토슈즈를 한 시즌에만 150켤레를 사용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늘의 영광스런 그녀가 있기까지 그녀의 발은 성한 날이 없었습니다. 예쁜 미소를 머금은 그녀의 성공한 얼굴만 보는 사람은 그녀의 진정한 모습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인터넷 검색에서 ‘강수진의 발’을 검색해보십시오. 여러분은 그녀의 발을 보고 깜짝 놀랄 것입니다. 그녀가 보여주는 환한 미소의 원천은 바로 여기저기 울퉁불퉁, 보기 흉하게 튀어나온 발가락 마디마디의 혹들입니다. 세계적인 발레리나는 우연히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오랜 세월 노력하고 갈고 닦아온 수많은 훈련의 결과임을 한마디로 말해줍니다. 겨울이 춥다고 웅크리고 있으면 절대로 안 됩니다. 오히려 훈련의 가장 적합한 때로 알고 마음을 강하게 하고 맞서나가야 합니다.
“땅이 있을 동안에는 심음과 거둠과 추위와 더위와 여름과 겨울과 낮과 밤이 쉬지 아니하리라.”(창 8:22).
<춘천 성암감리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