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아시안게임 결산] 메달도 스타도 풍년…영웅들 금의환향

입력 2010-11-28 22:03


아시아 대륙을 뜨겁게 달궜던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지난 27일 폐막식과 함께 4년 후 인천 대회를 기약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역대 원정 대회 최다 금메달 획득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또 그동안 2위 경쟁을 벌였던 일본을 완전히 제쳤다는 점에서 아시아 체육 2위 자리도 확실히 굳히게 됐다.

한국이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최다 금메달을 딴 것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때 96개이지만 원정 대회에서는 1998년 방콕대회 때 기록한 65개가 최다였다. 또 금, 은, 동메달을 합해 232개의 메달을 목에 건 한국은 2006년 도하대회 때 세웠던 원정 최다 메달 193개도 가볍게 경신했다. 2위 탈환을 다짐했던 일본은 금메달 48개, 은메달 74개, 동메달 94개로 한국(금 76, 은 65, 동 91)에 한참 못미쳤다.

당초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65개를 목표로 정했다. 하지만 대회 초반 사격과 유도에서 무더기 금메달이 쏟아진데 이어 중·후반부터는 볼링과 양궁, 펜싱 등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당초 목표를 가볍게 넘겼다.

이번 대회의 또 다른 특징은 기존 스포츠 스타들의 활약과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얼짱’ 스타들의 대거 출현이다. 부진에 시달렸던 ‘마린보이’ 박태환은 광저우에서 3관왕에 오르며 화려한 부활에 성공했다. 부상에 시달리던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도 금빛 바벨을 들어올리며 역도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일약 스타로 도약한 선수도 많다. 여자 평영 200m에서 한국에 12년만에 금메달을 안겨준 ‘4차원 소녀’ 정다래를 시작으로,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바둑 얼짱’ 이슬아, 정다래와 함께 홍콩 일간지에서 광저우 4대 미녀로 선정된 리듬체조의 손연재 등은 일거수일투족이 화제에 오르내리는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야구가 지난 도하 대회 때의 참패를 딛고 우승을 차지하며 아시안게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촉발시키는 역할을 했다. 지난 대회 때 중동의 텃세에 시달려 메달권 밖으로 밀려났던 남자 핸드볼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 정상임을 또다시 입증했다. 또 최근 국제대회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남·녀 농구도 은메달을 따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도 비인기 종목에 대한 무관심은 여전했다. 공수도 이지환이 동메달을 딴 직후 서럽게 울면서 “우리 같은 비인기 종목에서 동메달은 이야깃거리도 안 된다. 그래서 꼭 금메달을 따려 했다. 우리는 이번 대회가 끝나면 각자 집으로 돌아가 혼자 운동을 해야 한다”고 토로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 메달 텃밭으로 여겼던 레슬링과 복싱이 노골드에 그치는 등 일부 종목은 체질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금메달 8개를 따낸 효자종목인 볼링에서 막판 선수 폭행 논란이 있었던 것도 이번 대회 옥의 티다.

광저우=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