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中 “내달초 6자 재개”-靑 “그럴 때 아니다”

입력 2010-11-29 00:53

중국 외교부는 28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를 다음달 상순 개최하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외교통상부는 즉각 대변인 논평을 발표,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 개최는 매우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중국 다이빙궈(戴秉國·사진) 외교담당 국무위원의 면담에서도 “6자회담 재개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는 우리 입장이 분명히 전달됐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중국은 다이 국무위원이 이 대통령을 만나고 돌아온 직후 6자회담 중국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긴급 기자회견 형식을 통해 회담을 제안했다.

중국은 또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조만간 북한에 보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와 연평도 포격 도발 등 최근 한반도 사태와 관련해 적극적인 중재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6자회담 제안과 관련해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면담에서) 6자회담과 관련해 중국 측의 언급이 있었으나 비중 있게 논의되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논의할 때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다이 국무위원 일행을 2시간여 동안 면담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중국이 남북관계에서 보다 공정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데 기여해 달라”고 말했다고 홍 홍보수석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최근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공개한 데 이어 민간인까지 공격한 것은 중대한 사태 변화”라며 “20세기 냉전시대가 종식된 지금, 21세기 공존과 평화를 지향하는 남북관계에서 새로운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해 달라”고 중국에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6·25 이후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을 계속 인내해 왔지만 이번에 북한이 추가 도발해 온다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다이 국무위원은 “연평도 사태에 대한 한국 측 희생에 애도와 위로를 표하고, 남북한 평화를 위해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앞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중 간 전략적 소통이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 대통령은 전날 비공개 긴급 안보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한·미 연합훈련 기간 북한이 혹시라도 돌발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으니 연합 전력의 공조를 통해 완벽하게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이성규 기자,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