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SA-2 지대공 미사일, 남측 전투기 겨냥 ‘準전시’

입력 2010-11-28 23:03


북한이 28일 시작된 한·미 양국군의 연합훈련에 맞춰 군사적 대응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합참 등에 따르면 북한군은 백령도와 연평도 북쪽 지역에 SA-2 지대공 미사일을 전진 배치, 우리 군 전투기를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쪽인 등산곶 일대에 배치한 지대함 미사일도 지상의 고정 발사대에 장착돼 발사 태세가 갖춰진 것으로 군은 판단하고 있다. 지대함 미사일은 사거리 83∼95㎞의 샘릿, 실크웜 등으로 백령도와 연평도에 있는 서해상의 우리 고속정 등이 표적이다.

북한군이 122㎜ 방사포를 전진 배치하고 해안포 문을 추가로 연 징후도 포착됐다. 전날까지 북측 지역에는 14곳의 해안포 진지가 개방돼 있었으나 이날 여러 곳에서 진지를 추가 개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은 이날 오전 연평도 북방 12㎞ 개머리 해안 지역에서 북측 지역으로 포사격을 했다. 북 지역에서 포사격 소리가 들리자 연평부대장은 한때 연평도 주민에게 소개령을 발령하기도 했다.

북한군 전투기들도 출동준비 태세를 갖췄다. 이륙 후 4∼5분이면 NLL을 넘을 수 있는 황해도 황주비행장에 미그-23기 5대를 전개한 이후 황해도 초도 맞은편 과일비행장, 평안남도 남포 인근 온천비행장 등에도 미그-19기 및 미그-23기들이 전개돼 있는 것으로 포착됐다. 유사시 우리 군 항공기에 대응키 위한 조치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3일 연평도 포격 이후 전군이 비상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고, 서해함대사령부 예하 8전대에 준전시 상태 명령을 하달한 것으로 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NLL에서 불과 32㎞ 떨어진 황해도 사곶의 8전대는 함정 70여척이 출동대기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 상급부대인 서해함대사령부에는 호위함과 유도탄정 등 420여척, 갯벌에서도 고속 기동이 가능한 공기부양정 130척, 고속상륙정 90여척 등이 출동대기 중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은 사곶 8전대에 전투태세를 강화했을 뿐 아니라 사곶과 옹진반도 일대 10여곳의 해안포 기지에서 발사 태세를 갖추고 있는 등 추가 도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도 한·미 연합훈련에 군사적으로 맞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대남 선전단체인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는 성명에서 “무분별한 전쟁연습 책동으로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의 긴장을 격화시키고 지역 평화와 안전을 파괴한 데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조선반도 정세는 초비상의 전시상태에 이르고 평화와 안전이 위협받는 엄중한 사태가 조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