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학생들 ‘유명 관광지’ 기습 점거 시위
입력 2010-11-28 18:18
유럽 각국이 긴축재정을 위한 교육예산 삭감을 발표하면서 대학생들의 항의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탈리아 대학생들은 정부의 교육예산 삭감과 교육 관련 일자리 축소 방침에 항의하며 전국 주요 도시의 유명 관광지에서 기습시위를 벌였다고 이탈리아 뉴스통신 안사(ANSA)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학생들은 이날 피렌체 대성당 원형 지붕에서 ‘대학은 팔고 사는 상품이 아니다’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걸었다. 학생들은 26일에도 베네치아 산마르코 성당 꼭대기에 올랐고, 25일엔 로마의 원형경기장(콜로세움)과 피사의 사탑을 점거한 채 교육예산 삭감 철회를 요구했다. 피사의 사탑은 학생 30여명이 내부를 점거하면서 일반인 출입이 통제돼 관광객들이 혼란을 겪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24일엔 로마 중심가에서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 중 일부가 상원 의사당에 난입해 1시간여 만에 경찰에 의해 해산되기도 했다.
로마의 라 사피엔자 대학과 토리노, 피렌체, 페루자 대학 등은 학생들과 연구교수들의 시설 점거로 수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2013년까지 약 90억 유로(약 13조8500억원) 교육예산과 13개 교육 관련 일자리 감축 교육개혁안을 발표했다. 하원은 30일 찬반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영국 대학생들도 30일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영국 정부는 2012년부터 대학에 지원하는 보조금을 줄이고, 대학등록금을 최고 3배까지 올릴 수 있도록 허용하는 긴축안을 발표한 바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