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스크’ 파장… 업계도 초긴장
입력 2010-11-28 18:16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국내외 기업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28일 시작된 한·미연합훈련과 이에 따른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른바 ‘대북 리스크’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과 해외자금조달 차질이 빚어질 경우, 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코트라와 한국무역협회는 비상대책반을 꾸리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지만 일부 해외 업체들은 예정된 방한을 연기, 또는 취소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28일 코트라 등에 따르면 혼다자동차는 북한의 연평도 도발 이틀 후인 지난 25일부터 한국 출장자들을 귀국 조치한 데 이어 출장 금지령을 내렸다. 일본의 소니도 다음달 2, 3일 한국에서 열기로 한 전자부품 구매 상담회를 내년 3월로 연기했다. 또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광주에서 열린 ‘그린카 글로벌 벤처포럼’에는 세계 각국에서 초청된 40명의 바이어 중 폴란드 바이어 2명이 안전상 이유로 방한계획을 취소했다. 내년 1월 코트라가 주최하는 수출입 전시회인 ‘바이코리아’에도 오스트리아 스포츠용품 업체 1곳이 참여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와 무협 등 수출입 지원기관에는 해외 바이어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코트라 해외시장 비상대책반 관계자는 “일부 해외 거래처로부터 물류나 생산 활동과 관련해서 제품을 제때 선적할 수 있는지, 만약의 경우 구매업체를 다변화할 필요성이 없는지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상당수 바이어들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는 한 대북 리스크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국내 주요 업체들은 상황 악화에 따른 대응방안 착수에 나섰다. SK 관계자는 “환율이 급등락할 경우, 수출이나 원유 수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면서 “환율대책반을 가동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도 본사 금융팀과 해외 판매법인에서 환율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외 거래처에서 한국의 상황과 물류 차질 여부에 대한 문의가 가끔 오고 있다”면서 “문제가 되지 않도록 대응하겠다고 답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업계도 한국 여행의 안전 여부를 묻는 해외 여행업체들의 불안심리를 가라앉히느라 애를 쓰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의 학생 수학 여행단은 예약을 취소하기도 했다. 한국관광공사는 국내 상황이 안전하다는 내용의 서한을 8개국 언어로 작성해 7개국에 배포하는 등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박재찬 권지혜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