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민통선 마을, 가을걷이 미루고 TV뉴스 보며 긴장
입력 2010-11-28 22:29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 민통선 마을 주민들은 28일 핵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참가하는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된 뒤 외부 출입을 자제하는 등 긴장된 하루를 보냈다.
휴전선 남방한계선 인근에 있는 경기도 파주시 대성동 마을 주민들은 군부대의 요청으로 막바지에 접어든 가을걷이를 미루고 집에서 TV 뉴스를 보며 상황을 주시했다.
대성동 마을 김동찬(49) 이장은 “주민들이 크게 동요하지는 않았지만 연평도 포격에 이어 한·미 연합훈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북한 측의 태도를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성동 마을 바로 남쪽에 있는 통일촌 주민들도 논밭 출입을 자제했다. 이 마을 부녀회가 운영하는 식당과 장단콩 전문식당 등 음식점 2곳도 지난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외부인의 민통선 출입이 금지되면서 문을 닫은 상태다.
민통선 내 도라산전망대∼통일촌∼제3땅굴과 연계한 관광 상품이 가로막혔고 DMZ안보관광매표소문은 기약 없이 굳게 닫혀 있다.
자유로를 따라 늘어선 초소에는 소총을 든 군인들이 경계근무를 강화했고 초소 사이를 병사 2명이 한 조가 돼 순찰을 돌았다. 임진각도 한산했다. 임진각 내 놀이공원 ‘평화랜드’는 설상가상으로 추위까지 찾아와 인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연천의 유일한 민통선 마을로 휴전선에서 2∼3㎞ 거리에 있는 연천군 중면 횡산리 주민들은 군부대가 허용한 지역에서만 콩과 율무 등을 수확하고 있다. 파주와 연천 지역에서는 최전방 부대의 경계가 강화되면서 통일대교 등 민통선으로 이어지는 길목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강원도 중동부 전선에서도 닷새째 민통선 출입이 통제됐다.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와 김화읍 생창리, 근남면 마현1·2리, 근북면 유곡리 등 민북 전략촌 5개 마을은 출입영농인을 제외한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면서 적막감이 감돌았다. 마을 인근에 위치한 평화전망대와 제2땅굴 등 안보관광지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동해안 최북단에서의 어업활동도 중단돼 어민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고성군 아야진항 북쪽 특정 해역에 대한 조업금지 조치는 지난 25일 해제됐지만 어로한계선 북쪽에 위치한 북방어장과 저도어장에서의 조업은 여전히 전면 금지되고 있다.
북방어장은 매년 10월부터 3월까지 강원도 어업인에 한해 한시 개방되는 곳이어서 긴장 상태가 장기화되면 주민들은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될 처지에 놓여 있다.
파주·고성=김칠호 정동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