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유소아 급성 중이염
입력 2010-11-28 17:31
중이염은 한 여름철 물놀이를 많이 할 때만 조심해야 하는 병이 아니다. 요즘처럼 감기가 기승을 부리는 때도 자주 발생하는 귓병이 바로 중이염이다.
감기에 걸린 아이들이 코를 세게 풀면 귀와 코를 연결하는 이관을 타고 콧물 속에 섞여 있던 세균이 중이(가운데 귀) 안으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기 일쑤다. 아이들의 경우 어른과 달리 귓구멍이 좁아 물이 잘 빠지지 않는 구조를 갖고 있다.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08년도 진료비 심사실적 자료에 따르면 10세 미만 환자들이 의사를 자주 찾는 질환 중 10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중이염은 환절기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중이염은 3살 이하에서 3명 중 2명 비율로 1회 이상 앓게 되고, 3명 중 1명 비율로 3회 이상 앓는다. 생후 6개월부터 급격히 발병빈도가 높아지기 시작해 2세 전후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특히 2세가 되기 전에 중이염을 한 번 이상 앓은 아이는 2세 이후에 노출된 아이들보다 중이염을 반복적으로 앓을 확률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급성 중이염은 집단 보육시설에 다니거나, 2세 미만, 모유수유를 적게 한 경우, 누워서 우유병을 먹이거나 공갈젖꼭지를 사용하는 아이들에게 잘 생긴다. 이밖에 악안면기형이 있거나 간접흡연에 노출된 아이들도 중이염에 걸릴 위험성이 크다.
따라서 환절기에 아이들이 중이염에 노출되지 않게 하려면 보육시설에서 전염되는 상기도 감염 위험을 차단하며, 생후 6개월까지 모유수유를 하고, 누워서 우유병을 빨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생후 6∼12개월까지는 공갈젖꼭지를 아이들에게 물리지 않거나 부모가 금연을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같은 예방 활동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발병 시 적절한 치료다. 특히 항생제를 제때 적절히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항생제는 남·오용해서도 안 되지만, 적정 투약 시기를 놓치면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급성 중이염의 경우 유·소아에게 항생제를 꼭 써야 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24시간 이상 지속되는 이통(耳痛)이나 보챔, 38.5℃ 이상의 고열 △부비동염(축농증), 편도선염 등 항생제 투여가 필요한 다른 질환이 동반됐을 때 △2∼3일간 증상을 없애는 대증 치료를 하면서 경과를 관찰했으나 낫지 않을 때 등이다.
반대로 중증이 아니거나 연령이 6개월 이상이면서 증상이 가벼운 경우, 6개월 이상 두 돌 미만에서 급성 중이염이 의심될 때는 항생제 투여 없이 2∼3일간 ‘아세트아미노펜’이나 ‘이부프로펜’과 같은 성분의 진통소염제만 써도 된다. 단, 이때는 반드시 2∼3일 안에 병원을 방문,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김형종 한림대 평촌성심병원이비인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