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경성·서울 시대 초월한 러브레터… 창작오페라 ‘연서’ 12월1∼4일 세종문화회관

입력 2010-11-28 17:44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이 만든 창작오페라 ‘연서(戀書)’가 12월 1일부터 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한국에서 공연되는 오페라의 대부분이 외국작품이란 점에서 우리의 것을 소재로 한 ‘연서’의 시도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연서’는 모든 면에서 지극히 한국적이다. 올해가 국내 최초의 창작오페라인 현제명의 ‘대춘향전’이 만들어진지 60년이 되는 해라는 점도 의미를 더한다.

이야기는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을 담는다. 무대는 한양, 경성, 서울 이렇게 다른 시대를 관통하며 세 가지 모습으로 꾸며낸다. 1막은 한양이다. 양반집 규수였던 도실은 모함으로 집안이 몰락해 기생이 된다. 비단을 만드는 아륵은 한눈에 도실에 빠져 목숨을 다해 도실을 사랑한다. 하지만 도실을 차지하려고 그녀의 집안을 몰락시킨 재필이 등장하면서 도실과 아륵은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아륵은 생을 마감한다. 경성이 무대가 되는 2막은 도실이 경성 최고의 성악가로, 재필이 일본 총독부의 고급관리로 등장한다. 3막은 서울로 시간대를 옮긴다. 도실은 세계적인 한복 디자이너로, 재필은 성공한 사업가로 다시 태어난다. 정령이 된 아륵은 도실에 대한 사랑을 담은 연서를 품고 시대를 초월해 도실에게 다가간다.

애절한 사랑 이야기는 서정적인 음악으로 풍성하게 감싼다. ‘연서’는 오페라이기 때문에 서양음악에 근거하고 있지만 국악의 음계인 계면조를 고려해 만들었다. 작곡은 최우정 TIMF앙상블 대표가 맡았다. 극본은 작가 겸 연출가로 활동 중인 조광화가 담당했다. 그는 “인물의 감정선과 대사톤을 음악에 맞추고 단어의 운율과 리듬감을 잘 살리도록 가사를 썼다”고 설명했다. 연출은 100여편의 오페라를 연출한 정갑균 연출가가 맡았다. 4일간 모두 5차례 공연이 진행되는데 주역을 맡은 여배우는 세 명이다. 소프라노 김수진 김은경 한예진이 번갈아 주역으로 나선다(02-399-1114).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