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무대, 언 가슴 녹여주는 희망 선율·따뜻한 목소리

입력 2010-11-28 18:10


천안함에 이어 북한의 연평도 공격까지,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사건들이 참 많았다. 그래서인지 코앞으로 다가온 12월이 더 춥게 느껴진다. 몸도 마음도 꽁꽁 얼어붙은 이때에 감동과 섬김이 있는 문화행사들을 보면서 평안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이 땅에 사랑과 복음을 전하러 오신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콘서트부터 소외 이웃을 돕는 나눔 행사, 치유가 있는 연극까지 기독교 문화사역단체들이 따뜻한 12월을 만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나눔과 소망이 있는 알찬 콘서트

CCM 아티스트 송정미씨가 12월 13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송정미의 Christmas in Love 음악회’를 개최한다. 송씨는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월드비전 선명회 합창단과 함께 음악회를 꾸민다. 클래식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는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 신영옥, 첼리스트 정명화 등과 협연한 바 있다. 월드비전 선명회 합창단은 굶주리는 지구촌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사랑과 나눔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1991년 1집 앨범 ‘잃어버린 영혼을 향하여’ 발표 이후 20여년간 활발하게 찬양사역을 해온 송씨는 이번 음악회에서 자신의 CCM 대표곡과 성가, 캐럴, 영화음악, 팝 등을 다양하게 부른다. 색소포니스트 심삼종씨가 게스트로 참여한다. 송미니스트리 측은 “언제나처럼 이번 송정미 음악회도 전체 좌석의 10분의 1을 장애우, 새터민, 미혼모, 선교사 등에게 선물한다”며 “작은 예수님을 대접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02-322-6369).

한국 CCM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네 남자가 뭉친다. 실력파 듀오 ‘더 블레싱(축복의 사람)’의 김만희 박요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부른 유은성, 가요계로도 지경을 넓힌 예배인도자 김브라이언이 18일 오후 7시 대구 칠곡교회, 21일 오후 8시 서울 숭실대 한경직기념관에서 2010 겨울 크리스마스 콘서트 ‘We Are Stronger Here Together’를 연다. 이들은 CCM 명곡을 하나 된 하모니로 들려준다. 또 서로의 노래를 바꿔 부를 예정. 유호림 1집과 양아인 1집 등을 기획·제작한 길뮤직이 2011년 공식 홈페이지와 새로운 음반 사역을 앞두고 이번 콘서트를 진행한다. 갓피플과 인터파크에서 티켓을 예매할 수 있다(02-3436-0505).

기독교 문화사역 공동체 마커스가 네 번째 ‘크리스마스 에피소드’ 콘서트를 갖는다. ‘눈꽃섬으로 달려가던 열차, 이러고 있다?!’를 부제로 18일 오후 3시와 7시 서울 추계예술대 콘서트홀에서 개최한다. 마커스의 창작곡과 친숙한 팝, 대중가요 등을 선보인다. ‘이야기가 있는 콘서트’답게 마커스의 공연은 멈춰버린 열차 안에서 벌어지는 아티스트들의 재미난 에피소드를 다룬다. 크리스마스 이브 ‘눈꽃섬’에서 열리는 음악제로 향하던 열차 159호가 폭설로 멈춰버리는 데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관객들이 열차 안 손님처럼 느낄 수 있도록 700석 규모와 어울리는 무대 작업도 진행 중이다. 기획팀장 정선경씨는 “연말에 지치고 힘든 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메시지를 담았다”며 “재미는 물론, 아티스트의 음악성이 더욱 돋보이는 콘서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02-845-0421).

#예배와 치유가 있는 감동의 무대

한국기독교무용예술원은 4일 오후 7시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창립 10주년 기념 예배무용 특별공연을 갖는다. ‘할렐루야! 왕께 영광을’이란 주제로 펼쳐지는 이 공연은 예배무용이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리는 도구로 바르게 활용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사도신경’ ‘일어나 빛을 발하라’ ‘할렐루야’ ‘만세 반석’ 등 7개의 작품을 30여명의 단원이 선보인다. 또 구약성서 ‘룻기’를 10개의 아름다운 춤사위로 구성해 보여준다. 예술감독 박서옥 권사는 “기도하고 묵상하며 구상한 작품들은 단원 모두가 믿음의 고백으로 드려지는 예배”라며 “하나님의 깊은 은혜를 전하고 예수님의 생명을 나누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031-409-9621).

올해로 창단 30주년을 맞은 극단 증언은 16일부터 새해 1월 2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숭문화공간 엘림홀에서 연극 ‘빈방 있습니까’를 공연한다. 성탄절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감동의 무대다. ‘빈방…’은 미국에서 실제 일어났던 이야기를 연출가 최종률씨가 극화한 작품이다. 성탄극을 준비하던 한 교회 고등부 연극반에서 연출교사는 학생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진아 ‘덕구’에게 조연급 여관 주인 역을 맡긴다. 상대적으로 소외된 생활을 하던 ‘덕구’에게 자신감과 성취감을 가져다주려는 교사의 의도가 기대했던 만큼 제대로 전개되지는 않지만 결국 ‘덕구’는 노력을 거듭해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며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는 내용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주인공 ‘덕구’는 30년째 극단 대표인 박재련 장로가 맡는다.

‘빈방…’ 공연은 특히 ‘일라이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왜곡된 성탄 문화의 의미를 되찾기 위해 증언을 비롯해 느낌, 콩바&하늘창고, M, 에반&소금창고 등 5개 극단이 연합해 지난 23일부터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극단 느낌의 ‘캐쉬 크리스마스’를 시작으로 각 극단들이 ‘소풍’ ‘네버엔딩 스토리’ ‘라파-엘’을 공연하고, 마지막으로 ‘빈방…’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다(02-766-7462).

치유를 위한 연극도 있다. 극단 환희가 제작한 자살방지 연극 ‘베드로와 유다’가 그것. 예수님의 제자였던 베드로와 가룟 유다는 각각 예수님을 부인하고, 팔아넘긴 죄를 지었다. 하지만 베드로는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회개해 다시 예수님의 품으로 돌아갔고, 가룟 유다는 죄 짐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했다. 이 연극은 두 제자를 통해 ‘나’에 대한 가치를 발견하고 생명의 귀중함을 알리는 데 목적이 있다.

극단 환희 관계자는 “어느 한 사람도 귀하지 않은 생명이 없다”며 “베드로와 가룟 유다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희망을 발견하고 자존감을 갖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연말연시에 하나님이 허락하신 귀한 생명의 의미를 다시 떠올려볼 수 있는 작품이다. 현재 공연 중인 ‘베드로와 유다’는 28일까지 서울 명륜2가(대학로) 환희소극장에서 계속된다(070-8227-0029).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