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자금줄 찾아라”… 외국계 SI 모집 추진

입력 2010-11-28 18:50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를 앞두고 전략적 투자자(SI) 모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막대한 인수자금 때문에 차입 규모가 커지면서 금융당국이 편치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외환은행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외국계 은행을 SI로 영입키로 하고 김병호 부행장 등 임원들이 유럽에서 투자자들을 접촉하고 있다. 4조7000억원에 이르는 인수금액 중 차입금이 2조원 안팎에 달하며 대부분 재무적 투자자(FI)에 의존할 것이란 시장의 우려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이익만 노리는 FI에 비해 경영권 확보나 사업 영위 목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SI가 참여할 경우 책임 경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앞서 26일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도 기자들과 만나 “(사모펀드를 접촉한다는 외신보도에 대해) 우리가 언급한 적은 한번도 없다”며 “가급적이면 SI를 영입하려고 한다”고 말했었다.

하나금융은 금융당국에 대한 외환은행 주식 인수 승인 신청시기도 늦추기로 했다. 인수자금 조달 부분을 비롯한 전반적인 내용을 금융당국과 미리 협의해 잡음을 줄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주식 인수 승인을 신청하면 재무건전성과 대주주 적격성, 사업계획 등을 심사하게 된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합병하지 않고 2개 은행체제로 유지하되 장기적으로는 100% 외환은행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의 주력 자회사로 키우기 위한 방편이지만 대신 외환은행의 상장은 폐지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지주회사 체제에서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하나은행처럼 외환은행도 보유지분을 100%로 확대하고 주력 자회사로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