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바리스타 니콜라스 조, “커피는 단순한 음료 뛰어넘는 그 무엇”

입력 2010-11-28 19:29

“커피는 인간관계를 돈독하게 만들어주는 매개체입니다.”

세계적인 바리스타 니콜라스 조(35)는 “커피는 단순한 음료를 뛰어넘는 그 무엇”이라고 28일 말했다. 그는 25∼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월간커피와 엑스포럼 주최로 열린 제9회 카페쇼에 초청돼 방한했다.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WBC) 자문위원이며, 미국 워싱턴의 커피 로스팅 회사 레킹 볼 커피로스터스 대표이사인 그는 1세 때 미국으로 건너간 이민 2세대.

“너는 한국인이라는 부모님 말씀을 듣고 자랐다”는 그는 “우리나라는 작은 나라지만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나라로,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다소 서툴렀지만 인터뷰를 우리말로 했다.

“보다 신선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도록 더 좋은 커피를 만들어주는 것이 바리스타의 역할입니다.”

조씨는 좋은 커피를 만들기 위해선 원두상태와 로스팅(원두를 볶는 과정) 정도, 커피 머신 다루는 법을 잘 알아야 하고, 커피의 정확한 양, 물의 온도 등을 잘 맞춰야 하기 때문에 바리스타에게는 미각보다는 꼼꼼함이 더욱 중요한 자질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커피는 예술이라기보다는 과학이고 바리스타 역시 예술가보다는 화학자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커피물은 90.5∼96도를 유지해야 하고 커피에 물이 닿는 속도까지도 바리스타는 조절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 바리스타 중에는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른 이들이 적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커피를 다양하게 맛보지 못하는 데서 오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는 좋은 커피는 “단맛과 신맛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원산지에서 추수해서 로스팅 과정을 거쳐 커피를 추출하기까지 2주가 지나면 최상의 맛을 즐기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의 자판기 커피와 1회용 봉지 커피를 즐기는 문화에 대해 그는 “커피는 기호이기 때문에 어떤 커피가 좋고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맛을 찾아보고 경험해보려는 시도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볶은 원두를 사서 1주일 안에 마시는 것이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비결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조씨는 한국의 바리스타들에게 WBC 바리스타 심사 기준을 교육한 뒤 다음달 2일 출국한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