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초대석]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김정서 총회장

입력 2010-11-28 19:39


“다음 세대 신앙교육은 한국 교회 절대 사명”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의 제95회기 주제는 ‘다음 세대와 함께 가는 교회’다. 이는 지난 9월 취임한 김정서(제주영락교회 목사·사진) 총회장의 영향이 크다. 기독교교육을 전공한 김 총회장은 지난해 부총회장 출마 소견에서나 이번 총회장 취임사에서 한결같이 ‘다음 세대 교육’에 대한 사명에 힘을 실었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여러 질문에 대한 대답이 자연스럽게 이리로 연결되곤 했다. “자녀에게 하나님을 알게 하고 가르침의 대를 이으라는 구약의 명령은 신약의 지상명령과 함께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의 두 바퀴”라고 누차 강조한 김 총회장은 “교회의 모든 사역과 총회의 사역 역시 그 바탕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총회장 취임 이후 두 달 가까이 지났는데 소회를 말씀해 주십시오.

“정신없이 지나갔어요. 매주 제주도를 오가는데 하루 빼고는 거의 서울에 있습니다. 총회 일이 참 바쁘기도 하고, 균형감각과 신중함이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범교단적으로 소통해야 하고, 기독교의 위상이 다소 추락했다지만 이미 사회적 위치가 크기 때문에 대국민적 소통의 필요성도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기독교 위상이 추락했다는 우려가 많습니다. 어떤 이유가 크다고 보십니까.

“기독교에 대해 배타적, 이기적 종교라는 비판이 심한 것은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사는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이 시대의 특징은 다원주의, 하나의 절대성이 없고 모든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의지요. 우리 모두가 가랑비에 옷 젖듯이 이 사조에 젖어 있습니다. 그 속에서 기독교는 유독 다른 종교와 혼합되기를 거부하고 적극적으로 선교하기 때문에 비난을 받는 것입니다. ‘다 각자 종교가 있는데 강요하지 말라’는 것이죠. 이런 때에 예수님께로부터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마 28:19)는 지상명령을 받은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싸우듯이 해서는 안 됩니다. 섬기면서 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렇게 하지 못해 온 것을 회개해야 합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뱀처럼 지혜롭게 지상 명령을 받들어야 합니다. 그 답이 바로 구약에 있습니다. 신명기 6장 4∼9절에서 ‘유일하신 하나님을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사랑하라’는 것을 우리 자녀들에게 ‘집에서 쉴 때나 길을 갈 때나 누웠을 때나 일어났을 때나’ 가르치라고 하셨습니다. 교육 명령입니다. 예수님의 지상명령과 이 교육명령의 두 바퀴가 같이 가야 합니다. 교회가 다음 세대 교육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번 총회 주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총회장님의 교육에 대한 사명의식은 특히 강하십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교육입니까?

“먼저 가정교육, 그리고 기독교 사학과 대안 학교를 통한 학교교육, 그리고 교회학교를 통한 교육입니다. 이 신앙교육만큼은 세상에 내줘서도 안 되고 소홀히 해서도 결코 안 됩니다. 교회는 가정을 살리는 설교를 많이 하고, 부모에 대한 교육을 많이 해서 죽어가는 가정을 살려야 합니다. 또 기독교 사학과 대안학교를 통해 학교 교육에도 적극 나서야 합니다. 교회학교 교육도 지금처럼 형식화된 채로는 안 됩니다. 1주일에 딱 한 시간 아이들 만나서 30분 예배, 30분 공과공부하고 ‘끝!’ 해서야 아이들 영혼이 이 험한 세파에서 견디겠습니까? 목회자와 장로님들이 이 심각성을 알아야 합니다.”

-예장통합 교단은 한국교회 지형에서 중간에 위치해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실제로는 어떻게 보십니까?

“2013년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 총회 준비, 에큐메니컬(교회 일치와 연합) 운동에서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낍니다. 특히 WCC 총회와 관련해서 반대하는 교단 목사님들과도 자주 만나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젊은 목사님들은 실제로는 그다지 반대하지 않더군요. WCC 총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것은 역사적인 일이고, 이미 결정된 일입니다. WCC는 쉽게 말해 기독교의 유엔(UN)입니다. 유엔에는 공산국가부터 민주국가, 왕정국가까지 다 가입해 있지요. WCC도 ‘예수를 구주로 믿는 것’ 외에 교리의 차이를 따지지 않는 교회 연합체입니다. 세계에서 2만명의 기독교인들이 우리나라에 올 텐데, 같은 기독교인들끼리 반대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말이 안 됩니다. 회원교단이 아니어도 ‘옵서버’로 참여하고, 그것도 아니면 지켜봐 주는 정도도 좋습니다. 예수님은 당시 공동체에 도저히 들어올 수 없다고 여겼던 창녀도 병자도 만나셨는데 기독교인이 용납 못할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예장통합 교단은 지난해 ‘300만 성도운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다음 목표는 무엇입니까?

“1996년 81회 총회 당시 박종순 총회장님께서 ‘2012년까지 1만 교회 400만 성도’라는 ‘만사운동’을 제안하셨습니다. 300만 성도운동은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이었던 셈입니다. 사실상 2년 후까지 400만 성도라는 목표는 무리일지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고, 줄어들지도 않도록 계속 전도해 나가는 것입니다. 실제로 300만 운동을 하면서 많은 교회들이 전도의 비전을 다시 갖게 됐다고 합니다. 이제는 단순 전도보다는 도시와 지역의 균형, 세대의 균형을 맞추면서 가자는 것입니다. 이야기가 처음으로 돌아간 셈인데요. 결국은 ‘다음 세대’를 위해 교회가 안주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운동인 것입니다.”

김정서 총회장=1947년생. 장로회신학대 기독교교육학과, 동 대학원·신학대학원 졸업. 뉴욕신학대학원 목회학 박사. 경기노회 부노회장. 제주 노회장. 총회 89회기 부서기. 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부회장, 한국외항선교회 이사, CBS 제주방송 이사장, 제주 극동방송 목회자 후원회장, 제주기독신문 발행인, 제주 소아암재단 이사.

글=황세원 기자, 사진=최종학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