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남자핸드볼 ‘도하 한풀이’ 금메달

입력 2010-11-27 00:22

한국 남자 핸드볼이 4년 전 도하의 한을 풀며 8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했다.



조영신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6일 광저우의 화스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결승전에서 주전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이란을 32대28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은 이로써 2002년 부산 대회 우승 이후 8년 만에 금메달을 따냈다. 1986년 서울 대회부터 2002년 부산 대회까지 5연패를 이루며 아시아 최강으로 군림한 한국은 2006년 도하 대회에서는 편파판정 논란 속에 4위에 그쳤지만 이날 우승으로 아시아 정상에 다시 섰다.



특히 한국 핸드볼의 간판스타 윤경신(37·두산)은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4년 전 아쉬움을 완전히 씻어냈다.



윤경신은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던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부터 2002년 부산 대회까지 주포로 활약하며 한국의 4연속 우승을 이끌었고, 1995년과 1997년 세계선수권대회,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윤경신에게도 아픈 기억이 있다. 4년 전 치렀던 도하 아시안게임이다. 윤경신은 개최국 카타르와 준결승에서 심판의 노골적인 편파 판정에 승리를 약탈당하고 말았다. 조금만 몸이 닿아도 반칙을 선언하는 심판들 앞에서는 세계 최고의 득점 기계도 힘을 쓰기 어려웠다.



당시 경기를 마치고 “지금까지 핸드볼을 한 게 창피하다”며 허탈해했던 윤경신은 4년이 지나 다시 아시안게임 무대에 섰다. 목표는 강탈당했던 금메달을 되찾아오겠다는 일념 하나였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코트를 누빈 윤경신은 결국 이란과 맞붙은 결승전에서도 변치 않은 기량으로 6골로 승리를 이끌고는 후배들을 끌어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광저우=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