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北 방사포탄에 숫자 ①…천안함 ‘1번’ 의혹 풀까

입력 2010-11-27 00:15

북한이 지난 23일 연평도에서 쏜 방사포탄 추진체에서 ‘①’이라고 표기된 숫자가 발견됐다.

군 당국은 26일 연평도에서 수거된 122㎜ 방사포탄 추진체를 공개하고 “추진체 하단 노즐의 날개 아래에 ‘①’이라는 숫자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강철로 만든 이 추진체는 24일 오후 2시10분쯤 연평부대 소송정비고 앞에서 수거됐으며 길이는 1.2m다.

방사포탄 추진체에서 발견된 ‘①’이라는 표기는 손으로 쓴 것으로 보이며, 검은색 잉크 혹은 페인트가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추진체 날개 안쪽에서는 기계로 찍은 것으로 보이는 ④ ⑪ 뜊 등 15개의 숫자도 추가로 발견됐다. 원이 아닌 정육면체 안에 적힌 35, 38 등의 숫자도 발견됐다.

특히 방사포탄 추진체에 적혀 있던 숫자들은 탄두 폭발하면서 생긴 고열에도 불구하고 잉크가 녹거나 흘러내리지 않은 채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이 때문에 군은 방사포탄에서 발견된 ‘①’이라는 숫자가 지난 3월 천안함을 공격했던 어뢰 추진체에서 발견된 ‘1번’ 표기를 둘러싼 의혹을 풀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천안함 침몰 당시 군이 바다에서 수거한 어뢰 추진체에는 푸른색 잉크를 사용해 손으로 쓴 ‘1번’ 표기가 발견됐었다. 군은 이 같은 점을 근거로 천안함 공격의 주체는 북한이라고 밝혔으나 일각에서는 “어뢰가 폭발한 점을 고려하면 1번 표기가 너무 선명하게 남아 있다”며 조작 의혹을 제기했었다.

군 관계자는 “방사포탄 추진체에서 손으로 표기된 ‘①’ 표기가 발견된 것은 천안함을 공격한 어뢰에서 발견된 ‘1번’ 표기와 맥을 같이 한다”며 “방사포탄 추진체가 연소될 때는 상당한 고열이 발생하는데 바로 이 부분에 숫자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무기 공정은 반자동 시스템으로 최종 조립 단계에서는 사람이 부품을 하나하나 맞춰야 해 부품에 숫자를 적을 수밖에 없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방사포탄 추진체에서 발견된 표기는 그동안 북한 무기에서 발견됐던 ‘1번’이나 ‘1호’ 등의 표기와 달리 원 또는 정육면체 안에 숫자가 들어 있었기 때문에 북한의 숫자 표기 방식은 통일된 형식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