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중국 외교부장 한미 훈련 우려
입력 2010-11-26 23:12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이 28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관련, “중국은 여러 차례 원론적인 입장을 표한 바 있다”고 말했다고 외교통상부가 26일 전했다. 이는 전날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보도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으며 우려를 표시한다”고 밝힌 연장선에서 나온 것으로 중국 정부가 한국 측에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양 부장은 이날 오후 김성환 외교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양 부장은 당초 이날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해 김 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24일 밤 돌연 일정을 취소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양 부장이 방한 일정을 연기한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자 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통화는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대한 양국 입장차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양 부장의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우려에 김 장관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서 중국이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면서 “북한의 도발이 없었다면 이러한 훈련도 없었을 것”이라고 우리 정부 입장을 전달했다. 김 장관은 아울러 이번 북한의 포격 도발에 대한 우리 측 입장과 엄중한 국내 분위기를 설명하면서 “중국 측이 이번 사태를 있는 사실 그대로 받아들여서 책임있게 판단해서 행동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양 부장은 “중국으로서도 사태 악화를 방지하고 정세 안정을 위해서 나름대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양국 장관은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서울에서 회담할 것을 합의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전화통화는 오후 6시부터 37분 동안 이뤄졌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