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북한, 26일 포격훈련 왜 했나…남측 압박 심리전, 한·미훈련 위협용
입력 2010-11-27 00:18
26일 연평도 북방 북한 내륙지역에서 울린 북한군의 포성에 대해 군은 일단 북한군 자체 훈련으로 분석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종종 내륙에서 사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통상 12월부터 시작되는 동계훈련전에 예비적으로 실시하는 사격훈련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 23일 포격 도발의 악몽이 사라지기도 전에 사격훈련으로 포성소리를 낸 것은 우리 측을 압박하려는 심리전의 일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우리 군이 자신들의 기습적인 공격에 심하게 위축돼 있고 연평도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포성만으로 위협을 느낄 것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군을 향한 심리적 압박용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 겸 유엔사사령관이 연평도를 방문한 시간이 북한군의 포성이 들린 시간과 겹치기 때문이다. 샤프 사령관은 오전 11시쯤 연평도에 도착했으며 오후 3시쯤 용산에 도착했다. 북한군의 포성은 낮 12시30분부터 오후 3시를 넘어까지 계속됐다. 샤프 사령관은 포성을 듣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오는 28일부터 서해에서 시작되는 한·미 연합훈련을 앞두고 북한이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출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북한은 26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대변인 성명을 통해 한·미 연합훈련을 맹렬히 비난했다. 북한은 한국과 미국이 서해에서 대규모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 때문에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되면 또 한번 해안포나 방사포로 연평도를 위협할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다시 포성이 들리자 연평부대는 비상이 걸렸다. 지휘관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긴급하게 위기관리조치를 내렸다.
군 고위관계자는 “백령도와 연평도에 있는 대포병레이더(AN/TPQ-37)를 즉각 가동하고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췄다”며 “아직까지 북한군의 해안포 진지가 개방되고 북방한계선(NLL) 인근의 황해도 황주 비행장에 미그23기가 여전히 전개된 상태이기 때문에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은 연평도에 남아 있던 주민들을 긴급 대피시켰고 주요 도로는 차단했다. 또 곳곳에 병력을 배치했고 K-9 자주포를 비롯한 각종 포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준비태세를 지시했다. 그러나 15분쯤 추가 포탄 도발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자 연평도는 ‘불안한 안정’을 되찾았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우리군의 인내력을 시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