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환구시보, 북한 첫 비난 “北 독주 마셔…미래 없을 것”

입력 2010-11-26 22:02

중국 관영언론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처음으로 북한을 비난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6일 ‘한반도 정치 인내 쇠사슬, 끊어질 것인가’라는 사평(사설)을 통해 북한의 행위를 강하게 성토했다. 최근 북·중 간 우호를 과시하는 행보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 같은 글이 게재된 것은 북한이 추가적인 악화조치를 취하지 않기를 바라는 중국 당국의 의중이 내포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문은 연평도 포격사건을 거론하며 “북한이 ‘독주를 마셔 갈증을 푸는’ 것과 같은 임시방편으로 나아간다면 미래가 없을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또 “포격사건 발생 후 한국은 매우 비통해하고 중국은 외교적으로 답답하며, 미국과 일본은 분노하고 있는데 북한만이 기를 펴고 활개를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북한과 절대적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중국 입장에서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 비난과 중국에 대한 압력으로 외교적 곤경을 겪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의 표시로도 해석된다.

이 신문은 “북한의 핵개발과 각종 도발, 그리고 미국과 한국에서 서로 다른 성향의 잦은 정권 교체가 상호작용을 벌이며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이런 배경에서 연평도 포격사건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반도 정치는 상호 전략적 신뢰가 거의 없다”면서 “남북 간에는 신뢰가 제로상태에 가깝고 북한과 중·러 간 신뢰도 매우 낮은 수준이며, 한국과 미·일 간 신뢰도 별로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특히 “이런 불안한 상황이 지속됨으로써 가장 힘든 나라는 남북한이 될 것”이라며 “남한은 안보 불안에 떨어야 할 것이고, 북한은 고립과 빈곤이 극에 달하고 도발을 하면 할수록 더 외면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