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서해 재도발·요인 암살·시설 파괴 가능성

입력 2010-11-26 18:26

정부는 북한의 후속 도발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는 28일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앞두고 긴장이 고조되면서 북한이 도발 행위를 공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국장을 지낸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실장은 “한·미 합동훈련을 빌미로 북한이 추가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 중 하나는 연평도 등 서해5도 지역에서 다시 도발하는 것이다. 북한이 연평도를 겨냥해 포격 도발을 한 이유 중 하나가 이 지역의 분쟁지역화를 노린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서해5도 지역이 분쟁지역이라는 것을 국제사회에 각인시키기 위해 또다시 국지 도발을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남 테러공작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특수공작조를 남한에 투입해 주요 시설을 파괴하거나 요인 암살을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고(故)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비서를 암살하기 위해 정찰총국 소속 공작원 2명을 탈북자 형태로 입북시킨 전례가 있다. 또 서울 등 수도권에서 주요 건축물을 파괴하거나 교량을 폭파하는 등 사회 혼란 행위를 벌일 수 있다.

일부 도서지역 등을 점령하고 주민을 인질화할 가능성도 있다. 군과 정보기관 등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갖춰놓고 북한의 테러 움직임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은)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민간인을 표적으로 포를 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3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설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다수 전문가들은 연평도 포격을 북한의 다목적 카드로 해석했다. 한반도의 긴장을 조성해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고, 남측의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하기 위한 노림수가 있다는 것이다. 북한 입장에선 포격 도발에도 불구하고 한·미 당국이 꿈쩍도 않고 있는 점이 고민일 수 있다. 한·미가 협상 테이블로 나올 수밖에 없을 정도로 더 강력한 카드를 던지겠다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그런 측면에서 3차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은 여전히 유효한 카드로 보인다.

다만 핵실험은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사안이다. 지난 1·2차 핵실험 때 중국은 북한을 강하게 나무랐다. 핵실험 뒤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결의안에도 중국은 군소리 없이 동참했다. 중국이 국제사회로부터 압박을 강하게 받는 상황인 만큼 북한이 중국을 코너에 몰 수 있는 핵실험 카드는 쉽게 꺼내들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