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김정은, 포격 부대에 승리 치하 전화”
입력 2010-11-26 18:19
북한군이 지난 23일 연평도에 무차별 포격을 가한 직후 평양 김일성 종합대학 교정에 ‘큰 전쟁이 난다’는 소문이 나돌았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6일 보도했다.
각종 소문에는 “북한이 당초 1차 포격만 계획했으나 남한의 대응타격에 자극받은 강경파 군관(장교)들이 2차 포격을 가했다”며 “포격전에서 승리했다고 판단한 김정은이 해당 부대에 전화를 걸어 높이 치하했다”는 것도 있다고 RFA는 소개했다.
또 북한군에도 적지 않은 인명피해가 났으며 남측의 포격에 놀라 부상당한 소대장을 버리고 달아났던 인민군 3명이 체포돼 ‘동지 재판’에 회부될 것이라는 얘기도 돌고 있다고 전했다. 동지 재판이란 1960∼70년대 군사분계선 인근 부대에서 남한으로 도주하다 붙잡힌 병사에게 쓰던 방식으로 같은 부대 병사들이 죄를 묻고 그들의 손으로 처단한다고 RFA는 설명했다.
RFA는 이어 최근 북한군 내부에서 김정은에 대한 충성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북한군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 “최근 북한군 부대에서 김정은 청년대장의 영도에 따라 조국을 통일하자는 구호가 등장하고 말끝마다 ‘청년대장 김정은 동지의 영도를 받들어’를 붙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청년동맹(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일꾼(간부) 강습회에 다녀온 군인들은 “내년 초 김정은 생일(1월 8일)에 맞춰 군대화 사회에서 선발된 청년동맹 간부들이 평양에서 청년동맹 일꾼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RFA에 말했다. 또 인민군 출신 탈북자단체인 북민전(북한인민해방전선) 측은 “11월 들어 북한군 부대들에 설치돼 있던 김일성·김정일연구실에 김정은의 혁명활동 도록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RFA는 “군대 내 충성 경쟁이 과열될 경우 (연평도 포격과 같은) 대남도발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연평도 포격과 관련해 “북한에선 모두 (남한으로부터) 선제공격을 받아 격렬하게 반격해 대승리를 거뒀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 자행된 23일 전후 친척 방문차 평양에 머물다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재일(在日) 한국인 남성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북한은 자신들의 영해를 한국 측이 포격했기 때문에 자위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