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외신기자 현지취재… “충격” “최악” 민간인 살상에 분노
입력 2010-11-26 18:25
연평도에는 국내 언론뿐 아니라 CNN NHK AFP통신 등 미국 유럽 일본의 외신기자 수십명도 지난 25일부터 현지 취재를 하고 있다. 26일 만난 외신 기자들은 북한의 포격에 대해 한목소리로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 특파원인 에반 람스타드(41) 기자는 “최악의 상황”이라며 “테러블(terrible)”을 연발했다. 그는 “바다에서 섬을 바라봤을 때는 아름다운 섬이라고 생각했지만 파손된 집과 삶의 터전을 잃고 떠나는 피난행렬을 보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람스타드 기자는 “북한은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집단”이라며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공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가장 충격적인 것은 무인도가 되어버린 연평도”라며 “텅 빈 섬 자체가 그날의 충격과 공포를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 준다”고 덧붙였다.
외신기자들은 특히 북한이 민간인을 살상한 사실에 분노했다. 스페인 일간 ABC의 파블로 디에즈(36) 기자도 “북한이 민간인 공격을 감행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놀랍고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2차례의 해전이나 핵실험, 천안함 공격 등 북한의 도발은 늘 있었지만 민간인 공격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앞으로 남북관계뿐 아니라 북한에 대한 세계의 인식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디에즈 기자는 유럽 언론의 반응도 지난 3월 천안함 사건 때보다 더 적극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천안함 사건 때는 연평도 포격보다 더 많은 희생자가 났지만 군과 군이 충돌한 일이라 외신도 크게 다루지 않았다”며 “스페인에서는 이번 사건을 지난 23일부터 경제위기보다 더 크게 다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공영방송 ‘라디오프랑스인터내셔널’의 스테판 라가르드(38) 기자는 “남북 간의 긴장은 늘 있었지만 천안함 사태에 이어 연평도 포격이 일어난 것에 대해 프랑스 언론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전쟁이 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도 “남북 간의 긴장 상황을 컨트롤할 수 있는 주체가 없어 보이는 것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연평도=임성수 최승욱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