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北 170발 중 90발은 바다로 풍덩… 조준포격 했지만 정교함 떨어져

입력 2010-11-26 23:13

북한군이 지난 23일 연평도를 향해 퍼부은 포탄 가운데 절반가량이 해상에 떨어진 원인을 놓고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발표에 따르면 북한이 쏜 방사포와 해안포 170발 중 80발 정도만 육지에 떨어졌고 90발가량은 바다에 떨어졌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들은 치밀하게 계획된 기습 공격을 감행했는데도 당초 좌표를 벗어나 포탄이 낙하한 것은 무기의 정교함이 떨어지는 증거라고 보고 있다. 경남대 군사학과 김증기 교수는 “우리보다 북한 무기체계는 오차가 많고 특히 재래식 장거리 무기일수록 정확도가 훨씬 떨어진다”고 밝혔다.

정밀타격이 힘들었던 이유로는 우선 북한군이 이번 공격에 사용한 122㎜ 방사포 자체의 특징이 꼽힌다. 122㎜ 포의 경우 포신에 강선이 없기 때문에 바람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북한 장비의 노후화에 따라 정교함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다연장포는 전시에 넓은 특정 지역을 초토화하는 데 주로 사용돼 정밀타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다연장 방사포의 오차 정도를 알고 있는 북한군이 이를 사용했다는 것은 민간인 피해를 예상하면서도 공격을 감행했다고 추론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회 국방위 관계자는 “북한이 민간인 피해가 나도 상관없다는 태도로 도발에 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는 북한 해안포 사거리가 짧아 연평도에 도달하지 못했거나, 북이 육상 거리 측정을 위해 고의로 바다에 쏘았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편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26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 영해에 직접 불질을 한 괴뢰군 포대를 정확히 명중 타격해 응당한 징벌을 가했다”며 이번 도발이 조준 포격했음을 시인했다. 그러나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민간인 거주지역 포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한장희 유성열 기자 jhhan@kmib.co.kr